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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日위안부 협상 여파, 사회 대립은 자제해야
    기사 모음 2015. 12. 29. 23:46

     

    25년 이상 지속시켜온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불과 `며.칠.만.에.` 마무리 됐습니다. "이럴 거면 뭐하러 25년을 끌고 왔느냐"는 비판이 연일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뿐이겠습니까. <소녀상 이전 여부 논란> <졸속협상> <정부 독단의 결과물>등 그 내용들이 한 두가지로 그치는 게 아닙니다.

    늘 그래왔듯 새누리당은 "현실적 범위 내에서 최선의 선택"이라며 대통령과 정부의 대승적 결단(?)을 한껏 추켜 세우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연히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지요. 여야 간의 대립은 일찌감치 예고된 듯한 상황인지라 새로울 것도 없지만,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사회적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물론 언론도 마찬가지고요. 역시나 '보수vs진보'의 프레임이 이 사안에 그대로 녹아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 기반해서 정말 중요한 문제는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잘했다 잘못했다를 따질 게 아닙니다. 굳이 따지자면 이번 협상은 잘못된 거지요. 다른 이유가 뭐가 있을까요?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이 "이건 아니다!"하면 그냥 아닌 겁니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할머니들의 의견은 조금도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정부는 어떠한 이유로도 면책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현재 생존해 계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마흔 여섯 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올 해에만 아홉 분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의 논리를 대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협상이 이미 끝나 버린 상황에서 잘했니, 잘못했니는 나중으로 미루고 현재 남아있는 할머니들을 우리가 위로하고, 사회가 더욱 챙겨줘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협상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당한 할머니들이 이 협상 결과의 여파로 새로운 사회갈등의 주제가 되어 여생을 보내게 해선 안 된다는 뜻이지요. 정부는 할머니들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도 할머니들의 의사를 묻지 않은 점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하고 그에 따른 모든 비판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 전반의 노력 또한 중요할 것입니다. 정치권이든 언론이든, 그리고 국민들 또한 양갈래로 나뉘어져 대통령이 잘했네 못했네를 싸울 것이 불보듯 뻔하지만 그건 나중으로 미뤄야 할 일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정치인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할머니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며, 언론 또한 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의제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싸움과 갈등에만 매몰 되어선 안 됩니다.

    특히 언론이 중요합니다. 언론은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기도 하지만, 여론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심판자가 아니지요. 지난 번에 세차례에 걸쳐 있었던 <민중총궐기대회>를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모든 언론들이 경찰 잘못이다 시위대 잘못이다를 따져가며 다퉈댔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었지요. 무엇이겠습니까. "시위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며, 시위대는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언론도 다루지 않았다는 얘기지요. 언론이 시민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은 없고, 저들의 목소리를 내기에만 급급했습니다. 이번 만큼은 언론이 보다 중요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 사안은 스케일이 더 큰 문제입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사안이지요. 올 해에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아홉 분이 세상을 떠나신 상황에서 협상 결과만 놓고 정부가 잘했냐 못했냐만 따지다가는 또 다시 가장 중요한 점을 놓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걸 가지고 싸우는 모습만 보여주다가 생존해 계신 할머니들이 또 한 분 떠나신다면 어쩌겠습니까. 그래선 안 되겠지요.

    이번 협상과 관련하여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정부를 비판하고 모든 것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너무 '갈등'에만 매몰되어선 안 될 이유입니다. 이 와중에 우리가 할머니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해 봅시다.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지 맙시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은 언제든지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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