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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술남녀 tvN 막내 PD 자살 이유는..강노동·군대문화에 자괴감
    기사 모음 2017. 4. 19. 17:56


    “촬영장에서 스탭들이 농담 반 진담 반 건네는 '노동착취'라는 단어가 가슴을 후벼팠어요. 물론 나도 노동자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그네들 앞에선 노동자를 쥐어짜는 관리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요.” _고 이한빛PD 유서 中....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한 드라마 <혼술남녀>의 막내 PD가 지난해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입사 9개월 차였던 고 이한빛 PD는 위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사건이 발생한 즉시 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다.

    지난 6개월 동안 각종 조사를 펼쳐온 대책위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입을 열었다. 대책위는 tvN의 오랜 고강도 노동과 군대식 조직문화가 이한빛 씨를 죽음으로 내몰은 것으로 지적했다.

    ■ 대책위 “tvN의 장시간 고강도 노동과 군대식 조직문화가 사망 원인”
    대책위는 이날 발표에서 “고 이한빛 PD의 사망은 tvN의 장시간 고강도 노동과 군대식 조직문화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고 이 PD가 작년 8월 27일부터 실종된 날까지 55일 동안 쉰 날은 단 2일 뿐이었다.

    이 PD의 어머니인 김 모씨는 “촬영에 들어가면 얼굴을 볼 수 없었다”며 “오전 2~3시가 돼 집에 들어와 1~2시간만 잤다”고 증언했다. <혼술남녀> 제작에 참여한 외부업체 관계자는 “두 개의 팀이 촬영장과 사무실 등에서 교대 없이 동시에 근무했다”고 밝혀 대책위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

    대책위는 사건 조사보고서에 담은 녹취록을 제시하며 선임 PD가 이 PD에게 언어폭력 등의 가혹행위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 녹취록에서 선임 PD가 이 PD에게 “한 대 후려갈길 뻔했다” “일이 몰리긴 뭘 몰려, 원래 신입은 그런 일 하는 거야”라고 발언한 내용이 들어있다.

    대책위에 참여한 ‘희망을 만드는 법’의 김동현 변호사는 “고인이 실종됐을 때도 (선배들은) 법인카드의 행방만 찾았다”면서 “이 PD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이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PD의 사망 책임이 tvN 측에 있다고 밝혔다.

    ■ “사망 책임 없다"는 tvN vs "진실 밝히겠다"는 대책위
    tvN 측은 “고강도 노동은 드라마계 관행”이라고 항변한다. 특히 <혼술남녀>의 경우 업계에서 일반적인 수준의 노동량만 요구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 PD를 향한 가혹행위 등에 대해 “이 PD의 성격과 근무태만이 문제”라면서도 “이례적인 수준의 따돌림이나 인권침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책위는 “고인의 근무 태만은 근무 시간이 유동적이고 고강도의 노동이 지속되는 드라마 환경에서 흔히 발생하는 지각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대책위는 tvN 측에 책임을 물기 위해 앞으로 다양한 움직임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대책위는 ▲온라인 서명운동 ▲'혼술남녀' 페이스북 페이지 추모 및 항의 댓글 남기기 ▲상암 CJ E&M 본사 앞 릴레이 1인 시위 ▲드라마 현장 내 노동실태와 폭력에 대한 제보센터 운영 ▲드라마제작 종사자 문제 해결을 위한 당사자 증언대회 및 국회토론회를 추진키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 이한빛 PD의 동생은 "또 다른 사람이 이같이 낡은 조직문화와 시청률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아픔을 겪고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억울하게 싸우는 일이 반복될 것 같은 상황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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