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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오랜만에 단상 쓰기

Chesco 2018.01.18 21:59


(사진=픽사베이)


나를 또 진지하게 만든 이는 배우 안내상과 우현이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 난다. 언젠가 아침에 출근해서 기사를 썼다. 늘상 하는 일, 온라인 기사 작성이었다. 포털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인기 검색어를 끼워 넣어 아무 기사나 만들어 내는 그런 일이다. 


그날은 배우 안내상과 우현이 인기 키워드였다. 전날 JTBC 예능 '썰전'에서 영화 '1987'이 주제로 다뤄졌고, 그 와중에 안내상과 우현이 언급됐다. 두 사람은 그 시절 학생운동에 열심이었단다. 


최근부터 나는 나를 부끄러워 했다. 그런데 그 날은 더 그러했다. 연기 욕심만 있는 줄 알았던 그들이 우리 사회 공동체를 위한 뜨거운 마음까지 지녔었구나...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난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는 건지, 이 짓을 왜 하고 있는 건지 싶었다. 정말..진심으로 내 스스로가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나는 항상 스스로를 "정의감이 없지 않은 사람"이라고 규정해 왔다. 그래서 "만약 내가 일제강점기에 태어났더라면..."하는 생각을 몇 번씩 해보곤 했다. 내가 만약 일제강점기 때 태어났더라면, 독립운동은 못했을지언정 친일행각은 안 할 거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일제에 소극적인 저항은 했으리라 여겼다. 


안내상과 우현을 보면서 다시 생각했다. 내가 일제강점기 때 태어났더라면...어땠을지. 다시 생각해본 결과는 이전과 크게 달랐다. 독립운동은 고사하고, 소극적인 저항은커녕 어쩌면 친일파가 됐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현실이 이런데 뭐 어쩌겠어" "다들 그렇게 살잖아" "어쩔 수 없잖아"하며.


언론인 지망생으로 참 오랜 시간 지내왔다. 내가 기자가 된다면, 어떤 기자가 될지도 많이 생각해 봤다. 내가 생각한 기자로서의 내 모습은...조금 게으를지라도 불편부당에 굴복하고, 불의를 외면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그런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지금의 나는 불편부당에 굴복했고, 불의를 외면했고, 현실에 안주했다. 쓰레기 짓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 한 가지. 자위에 불과하단 걸 알지만,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점은 그렇다. 지금 나의 이런 모습에 스스로 부끄럽고 창피하단 생각을 한다는 게다. 너무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괴롭다. 


우리 사회, 이웃들을 위해 내가 기자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치열하게 고민 중인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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