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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기업 철물마트 DIY전문?..."공사현장 특별대우"
    기사 모음 2018. 9. 8. 12:09

    유진기업이 지난 4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대형 철물마트 ‘에이스 홈센터’를 개장했다. 이곳은 지난 3월 중기부가 골목상권 위축을 우려해 3년 개장연기를 권고했던 곳이다. 하지만 유진기업이 이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과 ‘개점연기 권고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자 이번에 개장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매장의 성격을 두고 또 다른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유진기업은 이 마트가 집을 꾸미고 유지·보수하는 데에 필요한 공구와 인테리어 상품 등을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DIY 전문매장’이라고 말하지만, 업계 소상공인들의 시각은 크게 다르다.

    소상공인들은 에이스 홈센터가 취급하는 상품들 대부분은 공사현장에서 쓰이는 전문 용품인데다, 실제로 공사현장에 납품까지 하고 있어 이곳을 DIY 매장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들 말대로 에이스 홈센터가 가정용 제품 판매보다 건설현장 납품에 주력한다면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 일반 소비자 전용 매장이라더니…“공사현장 특별대우 해드립니다”

    소상공인들이 우려하는 이유는 매장에 진열된 상품 대부분이 가정용보다 전문가용이기 때문이다. 지상 3층 규모인 에이스 홈센터는 1층이 공구와 하드웨어 상품을 비롯해 케미칼, 배관, 건축 기타자재 매장으로 구성됐다. 2층은 가전제품과 자동차용품 등 생활잡화를 팔고, 3층은 애프터서비스(AS) 센터로 이용된다.

    실제로 5일 현장 확인한 결과, 에이스 홈센터 1층에는 공사현장서 주로 쓰이는 제품들이 많았다. 철공소 등에서 돌과 쇠를 절단하는데 주로 쓰이는 그라인더는 물론 안전복, 안전화, 안전모처럼 공사현장에 꼭 필요한 물건들 대부분이 판매되고 있었다.

    매장 직원은 “공사현장 같은 경우는 특별대우를 해준다”고 소개했다. 공사현장에 납품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는 "많은 제품을 구비해 놓았다”면서 “코어드릴 등 전문용품들이라도 골고루 물건을 사면 현장으로 납품까지 해준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들은 에이스 홈센터가 이처럼 영업한다면 상생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최우철 시흥유통진흥사업협동조합 조합장은 “노골적으로 공사현장에 납품을 한다면서 어떻게 에이스 홈센터를 DIY 전문매장으로 볼 수 있냐”며 “철물 소상공인 다수가 공사현장에 물건을 납품 중인 상황에서 생계위협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 유진기업 “에이스 홈센터는 DIY전문매장…상생방안 강구할 것”

    유진기업 측은 해당 마트를 DIY전문매장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이스 홈센터의 유통포맷은 집을 단장하고 개선하는 일을 통칭하는 홈 임프루브먼트(Home Improvement)식이라는 게 유진기업의 공식 입장이다. 또한 소상공인들과의 상생방안은 계속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일반인과 전문가의 경계가 모호하다”면서 “에이스 홈센터는 콘셉트 자체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DIY 전문매장으로,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 등을 원스톱으로 쇼핑하는 홈 임프루브먼트 유통포맷으로 해외에선 흔한 방식”이라고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소상공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은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상공인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말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라며 “회사의 공식 입장은 ‘사업상생협력법 등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 소상공인 “항소·생계형 특별업종 지정·투쟁 모든 수단 동원할 것”

    유진기업과 소상공인들 간의 갈등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소상공인들은 당장 서울행정법원이 ‘에이스 홈센터 3년 연기 권고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데 대해 항소한다는 계획이다. 최 조합장은 “소상공인들이 직접 변호인단을 꾸려 소송에 나설 것”이라며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조합장은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상 적합업종 지정 노력 의사도 밝혔다. 그는 “절차상 복잡성과 후속법안 마련 촉구 등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단번에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대규모 집회도 예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용재협회 관계자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지정 등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 중”이라면서 “항소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현재로서는 대규모 집회 계획을 짜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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