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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 사용량 줄이자던 대학들…오히려 늘렸다
    기사 모음 2018. 9. 8. 13:01

    과거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약 등을 약속했던 대학들이 오히려 에너지 소비를 늘려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의 경우 에너지소비량 증가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협의회)에 따르면 2013년 서울 소재 34개 대학이 맺은 ‘서울그린캠퍼스 공동추진 업무협약’ 이행률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일부 대학은 에너지사용량을 되레 확대하며 거꾸로 가고 있다.

    앞서 서울대 등 서울소재 34개 대학은 2017년까지 연간 에너지소비량을 10%씩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감축 계획 수립 및 시행 △실천기구 설치와 운영 △그린캠퍼스 조성을 위한 에너지 절약실천 우선 시행 등을 담은 ‘공동실천선언문’을 채택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현재 이 같은 선언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전부터 에너지 다소비 대학으로 꼽혔던 서울대에 이어 연세대도 2만toe(에너지원 발열량에 기초해 석유의 발열량으로 환산한 단위) 이상의 에너지를 배출하는 에너지 다소비 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는 2007년 서울시에서 가장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곳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에 그린캠퍼스 업무협약에 따른 개선이 요구됐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2012년 4만4035toe, 2017년 5만1688toe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에너지소비량을 늘리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이다. 서울대가 소비한 에너지량의 추이를 살펴보면 3만toe 돌파 후 4만toe 달성까지 6년, 그 후 5만toe에 이르기까지는 5년이 걸렸다.

    연세대(서울캠퍼스)는 지난해에 에너지 다소비 대학에 새로 진입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에너지소비량을 10% 줄이기로 합의했던 대학들이 그와 정반대로 에너지소비량을 크게 확대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비단 서울만의 일이 아니란 점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전국의 에너지 다소비 대학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08년 80곳이었던 에너지 다소비 대학의 수는 지난해 122곳까지 늘어났다.

    자연히 에너지 다소비 대학의 에너지사용량도 급격히 늘었다. 대학의 최종 에너지사용량은 2008년 26만2602toe에서 지난해 35만8824toe로 매년 평균 약 3.7%씩 증가했다. 2011년 이후 고등교육기관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에너지 다소비 대학 중 총 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34%)이었다. 이어 경기(13.4%), 대전(8.7%), 경북(6.3%)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지역 규모 차이로 볼 수도 있지만 서울의 경우 사용량 비중이 다소비 대학 비중(23.8%)보다 높았다.

    이에 대해 협의회 관계자는 “서울이 타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에너지사용량 규모가 큰 대학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서울 외에도 대전(2.1%), 울산(1.2%), 대구(0.9%) 지역이 에너지사용량 비중이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러한 탓에 극약처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협의회는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전기요금 체계에 초과이익공유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에너지 다소비 업종별 목표 이익치를 설정, 사후 전기요금 평균 단가 차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쓰자는 것이다.

    이는 미래의 산실이라는 대학이 더는 사회적 책임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일침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린캠퍼스 최초 협약 당시 서울시까지 나서 각 대학에 신재생에너지 확충사업에 대한 저리 융자지원 등 지원책까지 마련했지만, 대학들은 에너지 사용량을 증대했다.

    박태윤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장은 “2017년까지 연간 에너지소비량을 10% 줄이기로 한다는 협약 내용의 이행 여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서울대를 비롯한 우리나라 대학들은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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