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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대림산업에 사기분양 당했다"
    기사 모음 2018. 9. 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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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뭔가요, 이곳은 육지의 섬과 다름이 없어요.”

    경기 용인의 입주 예정 아파트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곳 입주민들이 시공사인 대림산업에 “사기 분양을 당했다”며 수개월째 항의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대림산업이 홍보했던 내용들 중 상당수가 거짓이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숲시티 입주민들은 대림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규탄집회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오는 6월 말 첫 입주 예정인 용인 한숲시티는 숲세권에 총 6800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매머드급 대단지다. 그런데다 단지 내에 초·중·고 4곳이 들어서 원스톱 교육환경을 갖추고, 편리한 교통 여건 등을 홍보해 분양 초반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2015년 청약 당시 평균 2대 1, 최고 126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그러나 이 같은 이점들이 무색해졌다. 특히 학교 관련 문제가 입주 예정자들에 불만을 더하고 있다. 설립 예정이었던 초등학교 2곳 중 1곳은 부지 용도폐기로 개교가 무산됐고, 나머지 1곳은 2학기 개교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중학교도 제때 개교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고등학교는 설립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경기도 교육청에 따르면 이 단지 안에 초등학교는 남곡초 1곳이 들어온다. 오는 9월 개교를 목표로 한다지만 지난 겨울 기록적인 한파 등으로 인한 공기 부족 등 어려움이 많다. 중학교도 마찬가지이며, 고등학교의 경우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재검토 판정을 받아 삽조차 뜨지 못했다.

    뛰어난 교육여건은 대림산업이 이 아파트 홍보 당시 가장 강조했던 내용 중 하나다. 하지만 입주까지 불과 한 달가량 남은 시점에서 이 같은 상황이라 대림산업 쪽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입주자들은 “대림산업의 허위 및 과장광고에 속았다”며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아파트를 분양 받은 김모(40대)씨는 “단지 내에 초중고가 다 들어선다는 광고에 매력을 느꼈는데, 막상 와보니 고등학교는 설립 여부조차 알 수 없어서 걱정되는 마음에 잠까지 설친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같은 상황에 처한 입주민들이 한두명이 아닌데 대림산업은 손을 놓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도로·교통 여건도 입주자들의 커다란 불만이다. 당초 한숲시티는 “용인-동탄 더블생활권, 동탄생활권 10분대 접근, 동탄-수서간 GTX 2016년 개통으로 수서역까지 15분 근거리”라며 뛰어난 도로·교통여건을 집중 홍보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용인·동탄으로 가는 321번과 82번도로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대부분 왕복 2차선이라 출퇴근시 2만여명의 입주민들을 감당하기 어렵고, 다른 동탄 방향 84번 도로는 시공사 선정조차 이뤄지지 않아 착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 측은 이른 아침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9대 운영해 문제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로써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는 입주민들은 사실상 없다. 2만여명이 거주하는 대단지에 불과 9대의 버스만 운행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시간마저 오후 6시면 끊기기 때문이다.

    한숲시티의 한 입주 예정자는 “회사에서 퇴근하고 나오는 시간만 해도 6시를 넘기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셔틀버스를 6시까지만 운영하는 게 말이 되냐”며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대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출퇴근 시간 교통대란이 일어날 게 불보듯 뻔한데 대림산업은 마치 ‘이제 분양했으니까 끝’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데에는 사업승인 주체인 용인시 등 지자체의 책임도 있다. 때문에 일부 입주민들은 같은 문제로 지자체에 항의하고 있다. 다만 입주민들이 대림산업에 더욱 분노하는 것은 ‘속았다’는 느낌 때문이다. 홍보와 현실 간 괴리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림산업측은 자사가 해야 할 역할은 다 했다는 입장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이 아직 안 된 84번 도로는 LH가 시행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 설립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청과 계속 협의중”이라면서도 “최종 결정은 교육청이 해야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우리는 입주민 인원수 등에 맞춰 관련시설 부지를 제공하는 게 본래 해야할 일”이라며 “각종 시설 유치는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수요 등을 살핀 뒤 정부나 지자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숲시티 광고에서는 조감도나 위치도를 통해 해당 부지를 표시하면서 그곳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고시내용을 명기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대림산업과 입주민들간 갈등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양측의 이견차가 큰 사안들이 그 외에도 다수 있기 때문이다. 약 7000세대 대단지라지만 실제로는 별도의 관리사무소가 존재해 관리비 부담을 느끼는 입주민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행정시설 유치 등이 전부 무산된 점도 있다.

    김영일 한숲시티 입주자협의회장은 “초반까지 인프라가 전무한 실정이었으나 입주시 이런 불편함이 모두 개선된다는 홍보만 믿고 분양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입주민들의 입장이 반영될 때까지 대림산업에 대한 규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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