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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아시아 포럼] "대기오염 사망률 세계 1위 북한…환경협력 함께 해야"
    기사 모음 2018. 10. 6. 11:34

    최근 세 차례의 남북정상 간 만남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대북제재 완화 및 대북지원에 관한 얘기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편에서는 ‘대북 환경지원’의 필요성이 거론돼 눈길이 쏠린다.


    환경재단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2018 제6회 그린아시아 포럼’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김용표 이화여대 화학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전 세계에서 북한이 유해 대기질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게 나왔다”며 “대북 환경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북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일본 등 이웃국가가 배출하는 악성 대기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이에 더해 북한은 내부 요인으로 인한 대기오염 사망률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는 이날 세계보건기구(WHO)가 2017년 발표한 ‘대기오염으로 인한 10만명 당 사망인구’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북한의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인구은 10만명 당 238명으로 모든 나라 중에서 가장 높다. 우리나라나는 23.2명으로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사결과는 많은 이들의 의문을 낳는다. 일반적으로 대기오염은 산업발전의 부산물로 여겨지는데, 북한의 산업수준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에너지사용량도 마찬가지인 탓에 북한에 대한 이러한 결과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게 사실이다.


    김 교수는 이에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북한의 낮은 에너지효율 및 에너지수급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이 2012년 유엔환경계획(UNEP)과 함께 조사한 결과와 훗날 김 교수 연구팀이 실시한 조사결과 등을 통해 설명했다.

    자료를 보면 북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후진적인 연료사용이었다. 북한은 선진국에 비해 연료사용량이 많지는 않다. 그러나 연소시 석탄보다도 많은 미세먼지를 뿜어내는 갈탄 난방연료 등을 일상에 많이 쓰고 있다. 산업단지에서 나무와 짚을 연소하는 사례도 많다.

    북한이 이처럼 갈탄과 나무 등을 연료로 쓰는 이유는 석탄화력발전소의 발전효율성이 무척 낮기 때문이다. 북한 석탄화력발전소의 발전효율은 22%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석탄화력발전소의 발전효율은 대체로 30~45% 수준이다.

    이 때문에 북한도 초미세먼지가 심하다. 한반도 초미세먼지 기록을 보면 북한은 2010년 연평균 31㎍/㎥에서 2016년 36㎍/㎥로 농도가 짙어졌다. 우리나라보다 25% 높은 수치다. 김 교수는 “갈탄 등을 미세먼지 저감처리도 안 하고 사용할 것으로 보여 더욱 우려된다”고 했다.

    특이한 조사결과는 북한의 월별 질소화합물(Nox) 배출량이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겨울보다 여름에 난방을 더 많이 사용한다. 2014년 기준 북한의 Nox 배출량은 5~7월이 10~12월보다 높았다.

    김 교수는 “Nox가 겨울보다 여름에 더 많이 배출되는 사례는 세계에서 찾기 드물다”면서 “북한은 산업기반이 워낙 열악한 탓에 겨울철 충분한 난방사용이 힘들고, 여름철 농사시즌에 주로 Nox를 배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일부 이례적인 케이스가 있긴 해도, 북한의 이러한 대기오염 현황 자체가 부자연스런 현상은 아니란 것이다. 이는 ‘쿠츠네츠 곡선’을 통해 알 수 있다. 대게 ‘∩’자 모양을 그리는 이 곡선은 환경오염 문제가 일정 수준의 경제규모를 갖추면 개선된다고 말한다.

    북한은 이 곡선에서 가로축 가장 왼편에 있다. 이에 김 교수는 “동북아 환경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같은 한반도에 있는 북한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국제기구나 대한민국이 조금만 더 나선다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북한과 이런 식의 환경협력은 인권지원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은 대부분 ‘실내’ 대기오염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갈탄과 나무 등 연소 시 유해대기를 뿜어내는 연료를 주로 사용하다보니 부엌에서 사망하는 사례가 많다.

    세계건강관측소에 따르면 2012년 북한의 실외 대기오염 사망 인구는 1만5596명, 실내 대기오염 사망 인구는 4만9279명이었다. 이는 네팔, 부탄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각각 1만1523명, 309명이었다.

    김 교수는 “환경협력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며 “연료효율 등을 높여주는 실질적인 방안도 있겠지만 과학적, 정책적 지식 등을 공유하는 정보지원도 가능하므로 북한을 포함한 다방면의 동북아 환경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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