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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상습적인 수질조작과 미처리 하수를 무단방류한 전국의 공공 하·폐수처리장 8곳을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하지만 늑장대응이란 비판이 나온다. 적발된 업체가 법망을 피한 방법이 너무 간단한 데다, 그마저도 수년째 이뤄져왔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수질 ‘원격감시장치(TMS)’를 조작한 업체가 5곳이며, 미처리 하수를 무단으로 방류한 업체가 3곳이다. 해당 업체 관계자 26명은 최근 검찰로 송치됐다.

처벌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선 환경부의 늑장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TMS조작이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떠오른 지가 벌써 수년째란 이유에서다. 또한 그 수법도 지나치게 손쉬운 나머지 환경부가 그동안 문제를 외면해 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에 적발된 업체 가운데 경기 포천시 산하 모 하수처리장의 A위탁운영업체는 기기를 ‘비밀모드’로 작동한 것만으로 지난 5년간 2만2411회에 걸쳐 방류수질을 기준치(20㎎/ℓ) 이내인 것처럼 속여 왔다.

이 업체는 수질오염물질인 총질소 항목 값이 방류수 수질기준 70%에 접근할 때마다 전압값을 낮추는 방식으로 이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 이는 TMS를 일반모드 대신 비밀모드로 설정함으로써 가능했다. 일반모드와 달리 비밀모드는 값의 변경 이력이 남지 않는 특징이 있다.

문제는 이처럼 간단하게 TMS를 조작하는 사례가 지속돼 왔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환경부 국정감사 당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제 조작 동영상을 보여주며 “시스템 구축을 위해 120억원을 들였는데 현장에서는 조작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환경부가 아예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한국환경공단이 조작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각 업체 TMS실 출입문 개폐여부를 실시간 감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적발된 한 업체는 직원이 가볍게 창문을 넘고 TMS실에 진입해 수질값 조작을 일삼았다.

이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업계에서 이런 행위가 만연한 이유를 높은 부당이익금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있어 처벌강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TMS조작을 통해 업체가 취하는 부당이익금은 4회 이상 초과 시 최소 5억4000만원에 이른다. 물환경보전법 제76조는 TMS조작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리게 돼 있지만, 실제 이에 준하는 수준의 처벌이 이뤄진 사례는 전무하다.

결국 법을 위반함으로써 입는 피해가 이익에 비해 훨씬 작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환경부도 현재 고심 중인 사안으로, 당장은 환경특별사법경찰단의 수사 확대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마재정 환경부 환경조사담당관은 “앞으로 미세먼지, 폐기물, 유해화학물질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오염물질 배출 분야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대 환경범죄사범의 처벌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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