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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식의 흐름] 삼바·제모를 보며 사회 모순성을 느낌
    단상 2018. 11. 17. 21:39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관련 기사가 현재 줄줄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삼바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단다. 다만 이 정도 선에서 끝냈단다. 일각에서 “삼바 분식회계는 이재용의 경영승계를 위한 것”이라고 의심하는데, 거기까진 안 들여다봤다는 것이다.


    언론은 이 문제를 다른 사안과 비교해 ‘비교적’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본래 성질대로라면 금융당국의 이번 판단을 두고 가타부타할 만도 한데, 그렇게까진 안 한다. 아마 저들도 헛갈리고 애매해서 그러지 싶다.


    뉴스 바깥에서는 진즉에 난리가 났었고 나고 있다. 삼바의 회계처리기준 변경이 ‘적정’하냐를 두고, 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당시 산정된 제일모직의 1주당 가격이 ‘적정’하냐를 두고서다. “적정하다, 아니다” 하며 계속 막 싸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편에선 적정하단 말을 조금 바꿔 말한다. 기업이 한 일에 적정성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적정치 않다고 주장한다. 기업은 주주들의 소유인데, 주주들이 주총 등으로 자체 합의한 사안에 대해 왜 뭐라 하냐고 이들은 지적한다.


    자본의 논리다. 꼭 틀린 말은 아니다.(‘자본의 논리’란 표현이 어감이 좀 안 좋은 듯해 한 번 짚고 넘어감.)


    그런데 이 자본의 논리란 것은 또 다른 논리(실은 '상식')와 자주 충돌한다. 특히 ‘공정’ ‘분배’ ‘도덕’과 같은, 그러니까 인간이라면 모두가 공유하는 그런 가치들과 주로 부딪힌다. 제일모직과 삼바에 대한 논쟁도 비슷해 보인다.


    먼저 제일모직. 삼성물산과 합병 당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삼성물산 최대 주주였던 엘리엇부터 개미 투자자들 전부 반발했다. 소송도 벌어졌다. 원고는 피해가 크다고 토로했다. 참고로 우리는 어려서부터 도덕교과서 등을 통해 ‘남에게 피해를 줘선 안 된다’고 배운다.


    다음으로 삼바. 안정적이지도 않은 회사가 코스피로 갔다. 코스피는 저수익 고안정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고수익 고위험은 코스닥에 있다. 참고로 우리는 어려서부터 도덕교과서 등을 통해 ‘남을 속여선 안 된다’고 배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남에게 피해를 줘선 안 되고, 남들을 속여서도 안 된다’고 배운다. 그렇게 알고들 살고, 여기에 반론하는 이도 없다. 하지만 적잖은 이들이 어른이 돼서 돌연 말을 바꾼다. 피해자들을 보고도, 속은 사람을 보고도 괜찮다고 말을 바꾼다. 기업이 소유주들 합의에 따라 결정했으니 괜찮다나.

    근데 그런 논리가 잘 먹혀든다. 자본의 논리를 무시할 수 없단 공감대 때문인 듯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 논리에 고개 끄덕이며 동의한다. 


    허나 이로써 나타나는 현상이 좀 황당하다. 그들 말도 옳은 말이 되고, 반대의 말도 옳은 말이 되고, 그렇게 옳은 말들의 향연이 이어지며 사회가 좌충우돌하는 옳지 못한 현상을 띤다. 


    사회가 참 모순덩어리다. 첨언하자면, 이런 경우엔 대개 법으로 해결하는데, 법도 그 안에서 모순이 종종 발견된다. 그래서 해결이 어렵다. 추가로 덧붙이자면 이때에는 상위법을 따르는 게 상식이다.


    삼바와 제일모직이 딱 이 꼴 아닌가 싶다. 자본의 논리와 보편적 논리의 충돌이 발생했을 때 무엇을 따를 건가. 


    (사람 속 누가 알겠냐만, 삼바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젠을 끌어들여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할 때,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그 속이 시커멓진 않았을는지. 혹자는 실수가 반복되면 의지로 보는 게 보통이란 말을 하긴 하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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