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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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웃는남자] '일단와'…몽환적 결말일상 끼적 2020. 1. 13. 11:05
뮤지컬 ‘웃는남자’를 봤다. 몇 년 째 꾸준히 진행되는 무대인 줄도 모르고 봤는데, 애초에 기대치가 작았던 탓인지 무척 재밌게 봤다. 특히 ‘일단와’ 파트가 압권이었다. ‘공타는 곰’이 정말 최고! 올해는 슈주 출신 규현이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았는데, 이전에도 박효신 등 가창력 뛰어난 가수들이 합류한 바 있다고 한다. 다만 내가 본 공연에서는 규현이 출연하지 않았다. 김소향 배우가 정말 반가웠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서도 감탄하며 봤는데, 이번 작품에선 역량이 더해진 듯한 느낌. 전작보다 출연 비중은 줄었지만, 임팩트는 더욱 강렬했다. 워낙 유명한 실력파 배우라지만, 뭐랄까 “저 사람은 공연에 미친 사람 같다” 싶을 만큼 대단했다. 2부가 1부에 비해 조금 느슨한 감은 있었다. 그렇기에 되레 좋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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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본색] 압도적 무대배경일상 끼적 2020. 1. 12. 17:59
영웅본색. 뮤지컬을 먼저 보고, 원작 영화를 뒤늦게 봤다. 당초에 큰 기대 안 했었는데, 공연 끝나고 영화를 찾아 시청했다. 워낙 걸작이란 얘기는 들어 왔었다. 뮤지컬로 하여금 이유를 알게 됐다. 귀에 익은 노래들이 흘러나올 땐 위압감마저 들었다. 개인적으론 단순치 않은 스토리라인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감정을 이입, 만약 나라면 어떻게 할지를 고민해보고, 쉽게 답을 찾지 못하는 그게 좋다. 뮤지컬 영웅본색의 압권은 단연 무대 배경. 굉장히 화려하다. 정말 홍콩에 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입체적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무대 조성에 국내 최정상 라인업이 투입됐단다. 앞서 본 뮤지컬 ‘벤허’도 배경이 상당했는데, 그때 그 분들이 만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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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호두까기인형] 역시 명작일상 끼적 2020. 1. 12. 16:38
말로만 듣던 발레 ‘호두까기 인형’으로 2019년 크리스마스 직전을 보냈다. 이쪽 분야에 워낙 문외한인 까닭에, 이번 관람을 통해 해당 작품이 발레란 것도 처음 알았다. 그간엔 뮤지컬로 착각해 왔다. 매년 성탄절쯤이면 전국에서 호두까기 인형 공연이 펼쳐진다. 여러 예술단에서 무대를 선봬지만, ‘유니버설발레단’, ‘국립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 3곳 작품이 유명하단다. 내가 본 공연은 유니버설발레단의 그것이었다. 다른 곳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차이가 몇 가지 있다고 한다. 뭣보다 국내 호두까기 인형의 원조가 이곳이고, 원작에 충실하게 꼬마병정들이 직접 출연한다. 또 대포를 터트릴 때 진짜를 이용한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함의 향연이다. 발레 공연은 대사가 없기 때문에 자칫 지루하고, 졸릴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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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출장] 언론의 한계일상 끼적 2020. 1. 12. 16:06
몹시도 추웠던 날 운 좋게도 꽤 따뜻한 곳으로 출장을 가게 됐다. 출발을 위해 부산까지 가야하는 수고가 있었지만, 그만한 즐거움이 있었기에 다행이란 생각뿐이다. 앞서 백령도 출장 때 꽤 피곤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더 큰 각오를 했지만 다행히 편했다. 되레 서울에서 일할 때보다 그랬다. 부산에서 출발, 대만의 기륭과 화롄을 거쳐 제주로 돌아오는 게 출장 일정이었다. 애초엔 대만 일정이 묘미였지만, 결과적으론 배 안에서 지내는 게 더욱 즐거웠다. 1500여명 탑승하는 대형 크루즈선은 정말 안락했다. 움직이는 배 안에서 매일 아침 마주하는 바다, 밤마다 펼쳐지는 선상 파티가 완전히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유홍준 명지대 교수와 정지영 작가 등을 비롯한 셀럽들이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곳저곳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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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심청] 역수출하는 K발레일상 끼적 2019. 10. 13. 21:11
발레 공연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공연의 막이 오르기 직전까지도 “휴, 왠지 지루할 것 같은데”하는 생각에 마음이 썩 편치 않았다. 그런데 웬걸, 너무 재밌었다. 뒤늦게 알아보니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도 했다. 한국이 역수출하는, 꽤 세계적인 발레 공연이었단다. 내가 본 공연은 ‘심청’이었다. 이와 함께 ‘춘향’도 매우 유명한 공연이라고 한다. 지난 12일 공연에서 심청 역은 홍향기 발레리나가 맡았다. 그를 비롯한 모든 배우(?) 그러니까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이 천사처럼 보였다. 사람이 아닌 듯. 발레 공연에 대사가 없단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사실 대사가 있을지 여부에 대해 생각조차 해본 적도 없지만. 심청전의 줄거리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공연의 전개를 이해하는 자체는 큰 무리가 없었다. 중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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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D+5] 간만에 명절 분위기일상 끼적 2019. 9. 14. 13:14
잉여 닷새째. 잉여 생활이 끝나간다. 어제는 추석 맞이 큰집에 갔다. 큰집은 용인이라 약 30분 만에 도착했다. 매해 그렇듯 이번에도 간략히 차례를 지낸 후 아침 먹고 끝났다. 다만 평소와 달랐던 점은 가족들 다 같이 카페에 갔단 것. 큰엄마가 차타고 조금만 나가면 분위기 좋은 카페가 있다며 안내한 장소였다.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지만, 용인 백암 가는 길. 산골의 꽤 큰 카페였다. 주변이 온통 산이라 푸릇푸릇하니 무척 멋졌다. 커피 맛은 실은 그럭저럭이었는데, 친척끼리 처음 간 카페이기에 괜찮았다. 가만 생각해 보니 취업 후 큰집에 간, 그 자체가 처음이었다. 지난 2017년부터 올해 초까지 데일리 매체에 있던 까닭에 명절엔 꼬박꼬박 명절 기사를 썼어야 했다. 교통상황이나 명절풍경 등에 대한 그런 기사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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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D+3] '잉여스러움'의 행복일상 끼적 2019. 9. 11. 19:43
잉여 사흘째. 예상대로 따분했지만, 그렇기에 즐거운, 이상한 하루였다. 시간도 빨리 갔다. 오전 10시쯤 일어난 뒤 한동안 씻지도 않고 소파와 한 몸이 됐다. 티비에서 ‘응답하라1988’이 1~10회 연속 방영을 했기 때문이다. 진즉에 정주행한 드라마지만 나름(?) 오랜만에 보니 또 재밌었다. 10회까지 다 보진 않았다. 4회였나, 암튼 그 정도까지 쭉 봤다. 기상한 지 2시간도 채 안 돼 라면을 끓이고 먹으면서. 라면 먹고 드라마 본 뒤에는 혼자 영화를 보러 갔다. 어제 계획한 대로 ‘타짜3’를 봤다. 희한한 케이스일지 모르지만, 난 시즌1은 안 봤는데 시즌2는 봤다. 시즌2 때도 느꼈지만, 이 작품은 시즌1을 봤을 때 재미를 더할 수 있는 모양이다. 시즌1에서 등장하는 인물들과 후속작들의 등장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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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D+2] 혼자도 싫고, 함께도 싫다일상 끼적 2019. 9. 10. 18:16
잉여 이틀째. 지난주에 지면 합병호를 제작하면서 이번 주는 ‘통으로’ 놀게 됐다. 갑작스레 생긴 장장 9일 간의 휴가. 날아갈 듯 기분 좋지만, 막상 쉬어보니 할 게 없어 따분키만 하다. 새삼 느낀 한 가지는 내 귀차니즘이 상상 이상이란 점이다. 혼자 있자니 심심한데, 누굴 만나자니 그 또한 귀찮다. 연휴 앞둔 마당에 술이나 퍼마시잔 친구들의 제안은 쿨하게 거절했다. 기왕 쉬는 거 멍하니 눕거나 앉는 게 낫지, 숙취에 고통 받긴 싫었다. 뉴스도 한 줄 안 읽었다. 지긋지긋해서다. 오늘도 조국과 윤석열 및 동양대 등의 문제로 시끄럽단 느낌만 대충 받았다. 아, 북한이 발사체를 또 쐈다고도…제목만 봤다. 오늘 하루 그나마 낙이 있다면 짜파게티를 두 개나 끓여 먹었단 것. 또한, 드라이브. 술 안 먹는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