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

『"사랑하라"는 말 많이 들어 보셨죠? 근데 잘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지금 지구에 70~80억 정도가 살고 있다잖아요? 우리가 그 중에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 같으세요? 자, 우리 솔직해져 봅시다.tv에 보면 아프리카 어디에 막 영양실조 걸려서 목숨 잃는 아이들도 막 나오죠? 그래서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데, 과연 우리가 실제로 그들을 사랑합니까? 자, 그럼 아프리카는 좀 머니까 가까이 와봅시다. 한국으로 와볼게요. 우리가 여기에 5천 만 명 정도 살고 있잖아요? 그 중에 몇 명이나 사랑합니까? ....이것도 너무 많아요? 그럼 우리 휴대폰에 저장된 사람들 중에 봅시다. 한 100명 정도 있다 치고, 이 100명 중에 우리가 몇 명 정도 사랑해요? 절반은 됩니까? 10명은 돼요? 보세요. 누구 하나 사랑하기가 참 쉬운 거 같애도 어려워요. 이 말은 우리도 사랑받기 쉽지 않다는 거잖아요? 이거 너무 슬프지 않아요?

그럼 사랑하는 건 둘째치고, 미워하는 사람은 몇이나 되나 봅시다. 미운 사람은 참 신기하게도 전 세계 곳곳에 널려있어요. 그쵸? 외국에도 많고, 우리나라에도 많고, 우리 휴대폰에도 많아요. 이 말은 또 뭐냐. 우리가 미움 받기는 상대적으로 쉽다는 거에요. 이건 더 슬프지 않아요? 아니 이럴 거면 다같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누구 하나는 먼저 사랑해야 돼요. 당연한 거잖아요? 뭐가 됐던지 간에 누구 하나가 먼저 나서야 되잖아요? 여러분이 먼저 나서보세요. 지구촌 수십 억 명을 다 사랑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내 주변 이웃만 사랑해 보세요. 소박하게 내 주변 한 명으로 시작해 보다가 늘려 나가는 거에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받는 건 사실 그리 안 어렵거든요. 그럼 좀 살만하지 않겠어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요! 내가 더 많이 사랑하면 더 많이 사랑받을 수 있는데, 그럼 좋은 거 아니에요? 행복이 여러 곳에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이건 돈도 안 들고 좋잖아요. 한 번 노력해 보세요. 해봅시다.』

by. 경기도 화성시 소재 어느 성당의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