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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짜 식사의 비용(?) 과정(?)
    일상 끼적 2016. 6. 10. 18:58

    야학에서 교사로 봉사활동 중.

     

    교사들은 100% 봉사. 학생 분들도 수강료를 지불하지 않는다. 야학은 교사와 학생 간에 어떤 식으로든 돈이 오가질 않는다. 들어오는 돈이라고 해봐야 마음씨 착한 시민들이 후원금 명목으로 십시일반 지원해주는 정도다. 이 돈은 수업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데에 쓴다.  

     

    야학교사들은 대부분 대학생이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저녁 때마다 야학에 온다. 자연히 제대로 된 아르바이트는 할 수가 없다. 대개 주말 알바나 새벽알바 정도만 한다.

     

    다만 야학에서 의미, 보람 이런 거 말고 실질적으로 얻어가는 게 있으니 다름 아닌 '공짜밥'이다. 컵라면이랑 3분카레 같은 음식들이 몇 박스 있다. 전부 학생분들이 기증(?)하신 것들이다. 학생 분들이 전부 중장년~노인 층이다 보니 교사들을 아들, 딸들 같다며 챙겨주시는 게다. 하기사, 교사들 90% 이상이 타지에서 온 자취생들이라 아마 더 불쌍해 보이셨을 수도...

     

    여튼, 이러한 이유로 야학에 오면 항상 공짜밥을 먹을 수가 있다. 근데, 이 공짜식사도 나름대로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돈 대신 지불되는 비용은 "연구와 노하우 및 노동력" 등이다.

     

     

    오늘의 메뉴는 3분 카레다. 사진에 보면 검은 봉투 안에 카레를 넣었는데, 다 이유가 있다. 접시가 따로 없어서 이렇게 먹는 것이다. 3분 카레 포장 봉투를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타버리기 때문에 이렇게 꼭 검은 봉투 안에다가 넣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려야만 한다.

     

     

     

    그 다음에는 햇반을 봉투에다가 투입한다. 그리고 이리저리 막 흔들어 대서 잘 비벼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는 잘 비벼진 카레를 다시 햇반 용기에다가 담는다. 굳이 따로 접시가 없어도 되는 이유다. 괜히 잘 먹겠다고 접시 마련했다간 설거지 할 것만 늘어난다.

     

     

    이제 먹으면 된다. 카레는 앞서 설명한대로 저리 만들었고, 컵라면은 오징어짬뽕과 신라면으로 선택했다. 이전까지 라면은 원래 새우탕만 있었는데, 교사들이 새우탕 냄새만 맡아도 토가 나올 것 같다고 하여 야심차게 새로 구입한 라면들이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야학에 일회용 숟가락이 다 떨어져서 그간에 합리적으로 카레 먹는 법에 대한 연구가 있었다. 전부 군대를 다녀온 남교사들이라 봉투에 넣어서 전투식량처럼 해먹자는 등 말들이 많이 나왔지만, 나는 나만의 방법은 연구해냈다. 너무나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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