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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여아 살인사건 가해자 "심신 미약해서" "몰랐다"
    기사 모음 2017. 6. 18. 21:19


    저기..죄송한데 휴대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이 한 마디는 여덟 살 A양을 비극으로 몰고 갔다. 지난 329일 오후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던 A양은 늦을까 걱정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인근에 서있던 김모씨(17)에게 휴대폰을 빌려 달라고 부탁했다. 김씨는 배터리가 다 돼서 집에 가야한다A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

     

    여덟 살 아이는 순수했다. 그저 걱정하고 있을 엄마만 생각한 채 김씨 집으로 따라 들어갔다. 이 모습은 김씨가 사는 아파트단지 공원 CCTV(폐쇄회로TV)에 그대로 담겼다. 김씨 뒤를 따라 종종걸음을 걷던 A. 이는 그의 살아생전 마지막 모습이 됐다.

     

    김씨 집 안 화장실. 김씨는 현란한 손놀림으로 쉼 없이 무언가를 만져댔다. A양의 시신이었다. 이전에 멀쩡한 고양이를 죽여 해부하기도 했던 김씨였다. 고양이로는 성에 안 찼던 걸까. 김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놓여있는 A양의 장기를 꺼내 분리시킨 후 신체는 토막을 냈다.

     

    김씨가 A양과 함께 집에 들어가고 2시간이 지난 무렵. 아파트 CCTV에 혼자 걷는 김씨의 모습이 다시 잡혔다. 이미 살인은 물론 옥상 물탱크에 시신 일부를 유기한 뒤였다. 김씨의 옷차림은 말끔했다. 겉옷을 갈아입은 터였다.

     

    이 사건을 전후해서 김씨는 친구 B씨와 메시지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사건 직

    김씨 : 사냥 나간다


    [사건 직후

    김씨 : 집에 왔어, 상황이 좋았다

    B : 살아 있어? 손가락 예쁘니?

    김씨 :

    B : 시신 일부 선물로 좀 줄 수 있어?

     

    이날 오후 544분 서울의 한 지하철역. 김씨는 B씨를 만나 그에게 갈색봉투를 건넸다.


     

    내가 죽였지만, 내가 죽인 거 아니다궤변 늘어놓는 김씨, 공범은 몰랐다고 발뺌

     

    김씨는 자신이 저지른 행위가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알긴 알까지난 3월 31일 구속된 그는 당장 혐의는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반성은 없다. 그는 내가 죽였지만, 내가 죽인 게 아니다라고 항변한다. 자신이 다중인격 장애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다. 심신 내부에 2명의 정체성을 지닌 존재가 있다는 것.

     

    김씨는 아스퍼거 증후군(자폐성 장애 일종)에다가 심신 상태까지 미약하다고도 말한다. A양을 살해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아스퍼거 증후군이 발현됨에 따라 우발적인 범행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시신을 건네받은 그의 친구 B씨는 공범혐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 413일 역시 구속된 B씨는 전철역에서 건네받은 봉투 안에 시신이 들어있는 줄 몰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봉투는 집 주변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B씨는 지난 달 26일 열린 첫 재판에서 사체 일부를 넘겨받은 자체는 인정하나 범행에 공모했다는 점은 인정 못 한다고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B씨 변호인은 이날 검찰 측의 공모사실에 대한 입장정리가 안 됐다며 증거 채택은 잠정 보류했다.

     

    검찰은 지난 417일 김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했다. 검찰은 전문가들의 의견 상 피의자가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정심감정 의뢰 결과 아스퍼거 증후군 있지만, 심신상실 상태서 저지른 범죄는 아니야


    지난 15일 김씨 사건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인천지법 형사15(허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자리에서 김씨 측 변호인은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아스퍼거증후군 등 정신병으로 인해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심신상실 상태에서 벌인 범행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검찰은 아스퍼거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서울 국립정신겅강센터로부터 받았다고 전했지만 범행 당시에는 그와 같은 심신상실 상태는 아니었다는 판단이다.

     

    또한 공범혐의를 받고 있는 B씨에 대해서는 봉투에 담긴 게 시신인 줄 몰랐다는 것은 거짓말이다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검찰은 주범인 김씨가 작성한 진술서가 있다며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김씨는 “B씨가 봉투를 받은 그 자리에서 시신을 직접 확인했다고 털어 놓았다. 게다가 B씨는 당시 선물이 예쁘다는 말까지 건넸다고 한다.

     

    검찰은 경찰이 조사한 결과 그대로 앞으로 공판을 이어갈 계획이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범인 김씨와 공범인 B씨는 지난 2월부터 오픈채팅을 통해 엽기살인 등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았다. 이밖에도 수시로 통화와 문자를 이어가며 범죄를 공모했다. 정신 장애가 있다고 한들 애당초 계획된 범죄였다는 점에서 어떠한 선처나 감형도 없다는 의지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김씨와 B씨는 공범 관계지만 재판은 따로 받고 있다. 사건이 병합되지 않은 이유에서다. 이에 다음 재판은 김씨는 74, B씨는 이달 23일 각각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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