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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특검 도입 등의 문제를 두고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소상공인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이에 민생법안 처리 등을 요구하는 소상공인들이 국회에 조속한 정상화를 요구하며 한 곳에 모였지만, 이 자리조차 정치인들의 정쟁의 장이 되고말았다.

소상공인협합회(소공연) 등 소상공인 단체 회원 3000여명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소상공인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생계형적합업종특별법을 제정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생업에 종사하고 있어야 할 소상공인들이 이렇게 모인 것은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회는 소상공인들의 절규를 외면치 말고 본회의를 개최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소리쳤다.

이날 집회에서 소상공인들은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처리 △소상공인 현실에 기반한 최저임금 제도 개선 △카드 수수료 인하 및 가맹점 단체협상권 보장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소상공인기본법 제정 등 5대 과제를 국회와 정치권에 요구했다.

이 가운데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처리의 경우 소공연 등이 연초부터 줄곧 제기해 왔던 문제다. 지난 달 10일에는 4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천막농성 약 한 달째인 이날 소상공인들은 결의문을 통해 “당장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이 예고된 상황에서 법제화를 통해 최소한의 울타리를 만들어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며 “이런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와 국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싶다”고 밝혔다.

이에 집회에 참여한 소상공인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그러나 정작 소상공인들이 겪는 구체적 문제점 및 요구사항 등은 제대로 거론되지 않았다. 2시간가량 진행된 집회의 내용 대부분이 정치인들 연설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소공연이 최근 개최한 집회 중 최대규모를 기록했던 이날 행사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치인들이 참여했는데, 이들은 생계형적합업종특별법 등이 제정되기 위해서는 자신들 정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든 것이 지난 정권 동안 대기업들이 전국 곳곳의 골목에 침투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영세상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경제시스템을 만들지 못한 것이 이러한 사태를 빚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면서 “국회가 열리는대로 여당이 앞장서서 이 법 꼭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골목상권 침탈 위협을 받는 소상공인들의 상황을 다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는 여야가 정치적인 사안을 갖고 대립하고 있다”며 “다른 사안은 제쳐두더라도 민생법안만 따로 빼서 처리하자는 게 지금의 내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어 “(바른정당이)의석수가 많지 않아 힘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참석했다. 홍 대표가 생계형적합업종특별법 관련 소상공인 집회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대표는 “소공연이 결집을 하게 되면 선거의 당락을 결정짓는 압력집단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700만 소상공인들이라면 가족들 포함 2000만명에 달한다”고 운을 뗐다.

홍 대표는 이어 “그럴 경우 선거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압력집단이 된다”며 “소상공인 여러분들이 요구하고 있는 각종 법들은 자유한국당 법제실에서 검토를 마치고 제출된 법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표 찍어주면 잘하겠다는 말에 속아서 선거치른 적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자유한국당이)그 진정성을 보이려면 오늘 저 농성을 거두고 당장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소상공인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나라 정의당이 만들겠다”고 했다.

홍문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도 자리에 나왔다. 홍 사무총장은 연단에 오르자마자 “문재인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일자리 상황판을 청와대에 가져다놓는 등의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는 그 상황을 공개도 못하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날 현장에는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도 나왔다. 홍 대표가 “여기 경기도 분들도 많이 왔느냐”고 묻자 남 전 지사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처럼 각기 다른 정당의 대표 및 의원들이 네탓 공방을 벌인 것으로 2시간가량의 집회는 마무리됐다. 이 같은 모습에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불만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날 행사가 소상공인이 아닌 정치인들을 위한 장이 됐기때문이다.

경기도에서 제과점을 운영한다는 최모씨는 “오랜만에 이렇게나 많은 소상공인들이 한데 모였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별로 하지도 듣지도 못했다”면서 “정치인들 연설이 너무 긴 탓에 선거운동을 보는 듯했다”고 불평했다.

소공연은 앞서 밝힌 5가지 요구사항에 대한 국회의 신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의식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국회가 그려진 판넬에 숟가락을 집어던지며 ‘소상공인 생존권 사수’라는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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