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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길 먼 친환경 플라스틱…혁신하면 수출도 가능"
    기사 모음 2018. 9. 8. 13:13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에 곳곳에서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물론 우리만의 얘기는 아니다. 유럽의회 환경위원회도 오는 2020년까지 화장품 등 소비재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일제히 금지하기로 했다. 또 미세플라스틱의 오염원인인 산화분해성(oxo-degradable) 플라스틱 사용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제재는 혼란과 불편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플라스틱 규제도 그렇다. ‘친환경’이란 명분은 갖췄지만, 그간 사람들이 누려왔던 편의를 축소해야만 한다. 친환경과 편리함 두 가지 이점을 모두 갖춘 대안 마련이 요구되는 이유다. 또 세계 각국이 ‘바이오·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눈을 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 바이오·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대세’…우리는 갈 길 멀어

    6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외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현황 및 해외 친환경 인증설명회’ 세미나장. 임유나 SZU코리아 해외친환경 인증담당자(대리)가 국내외 바이오플라스틱 산업 현황을 소개했다. 그는 “바이오·생분해 플라스틱의 생산확대는 국제사회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기존 플라스틱의 대체는 용도에 따라 바이오·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이뤄지는 게 대부분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식물 등에서 추출한 원료를 포함해 제작한 플라스틱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매립시 박테리아나 미생물에 분해되는 이른바 ‘썩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둘 다 친환경적이고 기존 플라스틱과 같은 편의를 제공해 줄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임 대리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바이오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여전히 일반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곳이 많고, 친환경 플라스틱으로의 전환도 소극적인 편”이라며 “최근 2~3년 사이 각종 제조업체에서 대체 플라스틱 사용·인증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었다고는 해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우리나라와 해외 선진국들이 대체 플라스틱과 관련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정책 차이에 기인한 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SZU코리아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2023년까지 바이오플라스틱 등 대체 플라스틱 사용률을 100%에 근접시킬 계획이다. 프랑스는 지난해부터 마트에서 사용하는 비닐은 생분해가 되는 소재로만 제한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반 플라스틱에 대해서는 강하게 규제하되, 바이오·생분해성으로 대표되는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 및 사용을 유도하는 방안은 없다. 소비자들도 친환경 플라스틱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부족한 현실에서 기업이 굳이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들 이유가 없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 탓에 이날 바이오·생분해성 플라스틱과 관련한 국내 현황은 자세히 소개되지도 않았다. 해당 시장이 워낙 작다 보니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분해성플라스틱협의회도 시장 파악이 가능한 통계치가 없다고 밝혔다. 10년이 넘도록 국내의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이 걸음마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 가지 긍정적인 가능성을 봤다. 국가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이 태생 단계라는 점은 같다. 임 대리는 “바이오·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이 커져간다고 해도 전체의 2% 수준에 불과하다”며 “우리나라도 친환경 플라스틱 인증을 받으려는 업체가 최근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바이오플라스틱협회와 노바연구소 등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금 추세대로라면 세계 시장에서의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량은 2022년 약 244만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108만6000톤, 바이오 플라스틱은 135만4000톤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 친환경 포장재 산업화로 세계 시장 석권…앞으로의 과제

    이런 가운데 친환경 연포장재 산업화에 따른 해외 시장 진출 당위성도 거론됐다. 박형우 한국포장학회 명예회장은 “국내 플라스틱물 폐기물이 1년에 1억6000만톤에 이른다”며 “각종 소각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줄이는 게 국제적 움직임인 만큼 이를 혁신적으로 감량시킬 기술을 개발해 수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15년까지 식품포장재시장은 매년 확대됐다. 2008년 국내에서 3조5000억원가량이던 시장규모가 2013년 4조9000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무역수지는 2008년 2억2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013년에는 3억410만달러로 더 커졌다. 박 명예회장은 바로 이 대목이 친환경 포장재 산업화가 이뤄져야 하는 지점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산적한 과제는 많다. 포장재 관련 국내 기술동향을 살펴보면 재활용이 가능한 고차단성 폴레올레핀 개발이 미비한 상황이다. 예컨대 중소기업인 ‘동진FMT’가 투명증착 고차단성 PET필름을 개발했으나 시장전개에 실패했다. ‘롯데알루미늄’은 유무기 하이브리드 코팅 고차단성 투명 PET필름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고차단성이 부족하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박 명예회장은 △실제 산업규모에서의 생산시험 △레토르트(고체 원료를 넣고 외부로부터 가열하여 기체를 발생시키는 일종의 가마) 안정성 제고 △친환경 연포장재 산업화에 대한 연구 및 과감한 투자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박 명예회장은 380조원에 달하는 세계 식품포장재 시장의 국산화가 결국 경기회복을 견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2018 대한민국 친환경대전’의 프로그램 차원에서 진행됐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과 SZU코리아가 공동주최한 행사에는 신은호 한국의류시험연구원 팀장과 최경수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과장도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바이오 친환경소재 해외인증관련 바이오함량 분석법 소개’와 ‘해외규격인증획득지원사업 소개’를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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