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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리프트 추락사고 1년…다시 가보니 "고장에 이용불가"
    기사 모음 2019. 3. 10. 13:15

    지하철 역사 내 장애인들을 위해 마련된 리프트의 잦은 고장이 문제로 지적된다. 대체 이동수단 지원 등이 요구되지만 관계 기관은 ‘다른 곳에 가서 타라’식의 태도를 보이면서 장애인 인권단체가 인권위 진정 등을 계획 중이다.

    지난 2017년 10월 서울지하철 신길역(5호선)에서는 전동휠체어를 탄 한경덕(63)씨가 리프트를 타려다 계단에 추락한 일이 발생했다. 그는 의식을 잃고 병상에 누운 지 약 3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 사고의 원인은 사고를 유발하는 리프트의 위치로 지적됐다. 리프트 호출버튼과 계단의 거리가 불과 50㎝에 그쳤다. 이에 지난해 3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 장애인 인권 단체들은 지하철역 승강기 설치업체와 서울교통공사 측의 책임과 개선을 촉구했다.

    장추련 등이 고(故) 한경덕씨의 사고를 세상에 처음 알린 지 약 1년이 흐른 지금. 신길역에서는 경사형 승강기 설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공사는 올해 말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표정은 아직도 어둡다. 당장 이용 가능한 리프트는 정작 고장나서다. 고장 원인이 노후화로 알려졌지만 공교롭게도 승강기 공사가 시작됨과 동시에 문제가 발생했다. 때문에 앞으로 한동안은 지하철역 자체를 이용하지 못할 처지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때마다 관리기관인 서울교통공사는 물론 신길역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는 점 역시 장애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물론 신길역만의 문제도 아니다.

    김성연 장추련 사무국장은 “지난 1년 동안 고장이 몇 차례 반복됐음에도 매번 임시방편으로 고치는 식의 조치가 이뤄졌다”며 “그러다 보니 더욱 고장이 잦았는데 서울교통공사 측에서는 소관 업무가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면서 장애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은 또 “승강기가 없는 역사에서 리프트는 위험하게나마 있는 장애인들의 유일한 이동수단인데 그 이동권마저 제한한 격”이라며 “리프트가 고장 난 사실을 안내 방송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그렇지도 않아 환승 시 매우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교통공사측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지난달 9일 고장이 난 신길역 리프트는 원래 이달 말 수리를 끝내려 했으나, 늦어져 이르면 오는 11일 마무리 할 계획”이라며 “불편하더라도 당장은 여의도역(9호선)을 경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안내방송 등을 통해 특정 역사의 리프트 고장 사실을 알리고는 있으나 부족하게 느꼈을 수도 있겠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승강기 설치라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만큼 조금 기다려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서울교통공사측 말처럼 승강기 설치가 근본적 대안이다. 하지만 모든 지하철역사에 대한 승강기를 설치는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리프트가 고장 난 상황을 대비한 대책이 꼭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김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안내 방송 활성화 같은 기본적인 방편도 있겠지만, 차량 지원과 같은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진정서를 인권위 및 행정기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지하철 1~8호선 277개의 역사 중 승강기가 설치되지 않은 역은 모두 27곳이다. 이 가운데 신길, 광화문, 상수, 수진역은 현재 승강기 설치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마천, 남한산성입구역은 곧 착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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