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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마무리 못한 기사를 마감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카페를 갔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뒤돌아서자 우리 매장은 장애인 근로자와 함께 합니다!”라고 적힌 문구판이 보였다.

"이게 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 좋은데, 이처럼 안내까지 할 필요가 있겠는가' 싶었던 게다.

마음이 썩 불편했다. 해석에 따라 좋게 볼 수도, 나쁘게 볼 여지도 있었다.

먼저, “직원들 중 조금 남다른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장애인입니다. 우리 매장은 장애인과 함께 일하거든요.”라는 차원의 안내라면 나쁘게 볼 일은 아니었다. 되레 좋게 볼 수 있다.

반면, “우리 매장은 장애인도 고용했답니다. 훌륭하죠?”라는 일종의 홍보성 문구였다면 무척 창피한 단면 아닌가. 

좋게 생각할 수 있음에도, 마음이 불편하단 사실에 난 마음이 더 불편해졌다. 그저 정신승리를 통해 고통을 이겨냈다.

내 불편한 마음의 근원은 '장애인 고용이 자사 이미지 상승의 한 요소가 되는 지금의 사회적 현실'에 있단 정신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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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장애인의 이동권과 관련한 취재를 여러 차례 했다.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이 얼마나 형편없는 지를 새삼 깨달았었다. 일상 곳곳의 편의시설들이 장애인들의 이동 경로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게 취재의 요지였던 만큼, 그에 대해서만 기사화 했지만 취재 중 들은 몇몇 얘기는 충격이었다. 

기억에 남는 건 탈시설에 관한 것. 말하자면 길다. 다만, 핵심은 실질적으로 우리나라는 사회통합의 한 주체로서 장애인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 자세한 내용 장애인 시설에 갇혀 사느니, 나와 살다 죽었으면”(클릭)

장애인 고용이 홍보수단이 될 수 있는 세상. 최근에는 장애인의 결혼이 뉴스가 될 수도 있음을 봤다[포토다큐]중증장애 남과여, 그들의 ‘보통의 사랑’(클릭)

분명 훌륭한 취재,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허나, 이 역시 장애인들이 겪는 우리네 실상을 떠올리게 해 마음이 아프다.

지난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이날을 맞아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들은 며칠 전부터 각종 집회와 행사를 벌였다. 서울시청 앞 집회에서는 경비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고, 현재까지 각종 요구사항들을 전하며 천막농성 중이다.

이들의 요구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거주시설 등 장애인 관련 3대 적폐의 폐지다. 결코 어렵지 않은, 많지도 않은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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