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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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을 죽이는 것은 과연 나쁜 것인가문화 2019. 8. 31. 21:28
피로 얼룩진 가정사… 현대적으로 재탄생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존 루키페르는 정말 아들에 의해 죽었을까. 선과 악은 각각 무엇일까.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대체 어느 정도일까. 신은 정말 존재할까. 들춰내자니 조금은 불편한, 하지만 우리 현실의 참의미를 고찰케 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현대적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뮤지컬 ‘블루레인’이다. 이 공연은 오는 9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펼쳐진다. 소품은 의자 5개가 전부지만 화려하되 몽환적인 조명, 실력파 배우들이 선보이는 뛰어난 연기력이 더해져 수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창작 뮤지컬상을 거머쥔 데 이어 1년 간의 개발 과정을 더 거친 뒤 상경했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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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앙투아네트] "누군 행복에 젖고, 누군 눈물에 젖네"일상 끼적 2019. 8. 31. 21:16
“빵이 없어? 그럼 케잌 좀 해~!” 이런 황당한 말에 치민 분노가 바로 이어지는 화려한 무대에 잊혀졌다. 정말이지 대단한 공연이었다.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뮤지컬보단 연극을 좋아하는 나지만 이 작품은 달랐다. 이래서 명작이구나. 압도적인 스케일, 배우들의 명품 연기, 짜임새 있는 전개, 발랄·웅장한 음악에 감탄했다. “누구는 행복에 젖고, 누구는 눈물에 젖네” “참된 정의란 무엇인가” 자꾸 맴돈다.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 역을 소화한 김소향 배우님을 비롯한 모든 연기자들의 표정과 목소리도 떠돈다. 잔상이 오래 갈 듯하다. 궁궐 사람들의 휘황찬란한 무도회에선 눈이 즐거웠고, 거리 시민들의 가열찬 시위에선 마음이 뜨거웠다. 그러다가도 ‘인간다움’이란 게 뭔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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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수성고 '악몽'…떠오르는 게 '폭력'뿐단상 2019. 8. 30. 09:41
부제 : 선생님들을 떠올려 봄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꿈을 꿨다. ‘개꿈’이었겠지만 깬 뒤의 기분이 썩 더러웠다. 대개 길·흉몽 여부는 눈뜬 뒤 감정으로 가늠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꿈은 분명 길몽은 아닌 듯싶다. 고딩 시절 기억은 내게 좀 특이하다. 제 아무리 힘든 시절이었다 한들 때가 지나면 ‘추억’이 되게 마련인데 고딩 때 기억은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한 악몽처럼 느낀다. 그때가 어지간히 싫었나보다. 그도 그럴 것이 내 모교를 떠올리면 ‘폭력’이 8할이다. 교사들의 체벌과 가혹행위 등이 아무렇지 않게 자행됐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추억으론 포장을 못하겠다. 옛 시절은 다 그랬다는 따위의 말도 와닿지 않는다. 수원 수성고등학교. 입학 시 전교생이 ‘서약서’를 쓰는 학교였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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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든 영월은 좋았다일상 끼적 2019. 8. 28. 12:42
지난 25~26일 이틀에 걸쳐 어머니와 강원 영월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앞서 부모님은 지난달쯤 백령도 여행을 계획했는데, 심한 안개에 배가 못 뜬 탓에 발길을 돌린 바 있다. 당시 아쉬움이 워낙 컸던 아버지는 “엄마랑 나는 잘 놀 줄을 모른단다. 네가 계획을 잘 짜서 엄마랑 어디 한 번 다녀와”라고 내게 말했다. 이번 나들이는 그렇게 가게 됐다. 전 직장에서 출장차 2~3번 발길 들였던 영월. 그 가운데서도 늘 같은 데서만 일을 봤던 까닭에 지역 지리를 잘은 몰랐다. 다만, 동강 등 잠깐 마주한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기에 꼭 한 번 둘러보고 싶은 곳이긴 했다. 나도 아버지처럼 잘 놀 줄은 모르지만, 어머니와 여차저차 영월에서의 이틀을 만들었다. 코스는 이런 순서였다. 젊은달와이파크, 고씨동굴, 별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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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안 풀리는 현대산업개발…분양가상한제 ‘직격탄’까지기사 모음 2019. 8. 27. 13:35
HDC현대산업개발이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 최대 피해를 입을 기업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올해 연말께 복합개발 사업이 본격화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지만, 그 외에는 뚜렷한 계획이 없는 까닭이다. 실제로 현산의 주가는 부진의 늪을 못 벗어나고 있다. 현산의 주가는 분양가상한제가 수면에 오른 지난 7월부터 우하향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52주 최저가 수준에 이르는 등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건설주가 대체로 비슷한 양상이라지만 현산의 경우 고심이 크다. 2만 가구에 못 미치는 현산의 올해 공급물량은 다른 대형 건설사들과 비교해 적은 편인데, 상한제 대상지역의 비중은 35%로 특히 높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현산은 주택사업 비중이 75%에 이르는 데다, 해외실적마저 좋지 않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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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블루레인] 문화 젬병의 뮤지컬 프레스콜行일상 끼적 2019. 8. 24. 16:37
가끔 공연·문화 기사를 쓴다. 물론 회사 지시에 따른 일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업무인 탓에 처음에는 어렵기 그지없었다. 평소 전시와 공연은 물론 TV조차 잘 안 보는지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보도자료에 의지하는 마음이 유난히도 컸더랬다. 물론 지금도 별반 다르진 않다. 다만 재미를 조금씩 붙여가고는 있다. 가끔은 “역시 사람은 문화를 좀 알아야 해”란 생각도 든다. 각 전시와 공연 등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어떨 땐 기사보다 낫지 싶다. 부족한 기사나마 몇 차례 내고나니, 차츰 취재요청이 오고 있다. 특히 뮤지컬 기자간담회 초청이 많다. 나와 어울리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보도자료만 가져다 쓰는 것보다야 아무래도 나을 듯해 시간만 맞으면 참석하려 노력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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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는 셋, 목숨은 하나”문화 2019. 8. 24. 15:12
서울 예술의전당이 오는 8월 8일~18일까지 가족오페라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CJ 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가족오페라 ‘마술피리’를 통해 국내 오페라계에 해당 작품의 제작 붐을 불러일으킨 예술의전당은 지난 2010년 가족오페라 10주년 기념작으로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상연한 바 있다. 그 후에도 이 작품은 가족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받아 2013년에 재공연하기도 했다. 고대 중국, 바다가 세상의 전부였던 시대. 심해의 왕국 ‘오카케오마레’에 살고 있는 공주 투란도트는 어머니의 잔인한 죽음에 대한 복수심으로 세상의 모든 남자로부터 등을 돌려버린다. 그 어떤 남자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주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자신에게 구애하는 모든 남자들에게는 저주의 수수께끼를 내어 풀지 못하면 참형에 처하는 잔인한 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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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마술 공존하는 뮤지컬 ‘엑스칼리버’문화 2019. 8. 24. 15:12
‘마타하리’와 ‘웃는 남자’로 흥행몰이에 성공한 ‘EMK뮤지컬컴퍼니’가 세 번째 오리지널 작품으로 명성 잇기에 나선다. 지난달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선 ‘엑스칼리버’가 오는 8월 4일까지 진행된다. 이 작품은 70여명이 등장하는 블록버스터급 무대 연출, 마법과 마술이 공존하는 고대풍 뮤지컬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엑스칼리버는 신화 속 영웅 ‘아더왕’의 전설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신선한 카타르시스와 감동을 선사할 진실 된 리더의 이야기로 오래 전부터 인기를 끌어 왔다. 6세기 고대 영국, 암흑의 시대. 영국의 왕 우더 펜드래곤이 사망한다. 이에 색슨족은 영국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닥치는 대로 영국인들을 몰살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일으킨다. 이런 상황에서 드루이드교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