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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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수성고 '악몽'…떠오르는 게 '폭력'뿐단상 2019. 8. 30. 09:41
부제 : 선생님들을 떠올려 봄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꿈을 꿨다. ‘개꿈’이었겠지만 깬 뒤의 기분이 썩 더러웠다. 대개 길·흉몽 여부는 눈뜬 뒤 감정으로 가늠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꿈은 분명 길몽은 아닌 듯싶다. 고딩 시절 기억은 내게 좀 특이하다. 제 아무리 힘든 시절이었다 한들 때가 지나면 ‘추억’이 되게 마련인데 고딩 때 기억은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한 악몽처럼 느낀다. 그때가 어지간히 싫었나보다. 그도 그럴 것이 내 모교를 떠올리면 ‘폭력’이 8할이다. 교사들의 체벌과 가혹행위 등이 아무렇지 않게 자행됐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추억으론 포장을 못하겠다. 옛 시절은 다 그랬다는 따위의 말도 와닿지 않는다. 수원 수성고등학교. 입학 시 전교생이 ‘서약서’를 쓰는 학교였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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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어 : 커피단상 2019. 7. 14. 12:02
공채 당시 낸 작문인데, 여지껏 있길래… 제시어 : 커피(3,000자 내외) 바보들의 행진이 따로 없었다. 작년 여름, 내가 봉사하던 단체 사람들 간에 난데없이 벌어진 토론 얘기다. 발단은 내가 매일 같이 커피를 마시는 습관 때문이었다. “커피를 매일 마시면 몸에 안 좋으니 조심하라”는 이들과 “매일 2잔 정도의 커피는 오히려 몸에 좋으니 괜찮다”는 이들이 토론을 벌였다. 이 나름의 각축전이 바보같이 보인 대목은 다름이 아니었다. 저마다 내세우는 근거는 똑같은데, 이를 두고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다 보니 “끝도 없는 싸움이 계속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커피가 몸에 좋다는 이들도, 여기에 반론을 펼치는 사람들도 전부 “내가 뉴스에서 봤다”는 근거를 들었던 것. 전문가가 단 한 명도 없으니 당최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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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글] 비판받는 민주노총을 옹호함단상 2018. 12. 1. 21:06
민주노총이 최근 경사노위 출범식에 불참한 것을 두고 비판이 쏟아진다. 친(親)노동 정부를 표방한 이번 정부마저 나름 따끔한 메시지를 던진 데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이 눈물을 흘렸다는 말이 퍼지면서 비판은 여론이 되어가는 모습이다.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1일 사회·노동단체 연대의 중심에 서서 다시 빨간 머리띠를 둘렀다. 지난 집회와 같이 이번에도 문재인정부가 더 이상 촛불정부가 아님을 선언했다.민주노총의 이 같은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민주노총이 집단 이기심을 내세워 사회적 대타협을 가로막고 있단 것. 둘째, 민주노총이 누구 하나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고독한 싸움을 벌이고 있단 것.난 둘째 쪽이다. 민주노총은 다수가 끄덕일 법한 주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은 대다수로부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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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 삼바·제모를 보며 사회 모순성을 느낌단상 2018. 11. 17. 21:39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관련 기사가 현재 줄줄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삼바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단다. 다만 이 정도 선에서 끝냈단다. 일각에서 “삼바 분식회계는 이재용의 경영승계를 위한 것”이라고 의심하는데, 거기까진 안 들여다봤다는 것이다. 언론은 이 문제를 다른 사안과 비교해 ‘비교적’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본래 성질대로라면 금융당국의 이번 판단을 두고 가타부타할 만도 한데, 그렇게까진 안 한다. 아마 저들도 헛갈리고 애매해서 그러지 싶다. 뉴스 바깥에서는 진즉에 난리가 났었고 나고 있다. 삼바의 회계처리기준 변경이 ‘적정’하냐를 두고, 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당시 산정된 제일모직의 1주당 가격이 ‘적정’하냐를 두고서다. “적정하다, 아니다” 하며 계속 막 싸운다. 이런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