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끼적
[잉여 D+3] '잉여스러움'의 행복
Chesco
2019. 9. 11. 19:43
잉여 사흘째.
예상대로 따분했지만, 그렇기에 즐거운, 이상한 하루였다. 시간도 빨리 갔다.
오전 10시쯤 일어난 뒤 한동안 씻지도 않고 소파와 한 몸이 됐다. 티비에서 ‘응답하라1988’이 1~10회 연속 방영을 했기 때문이다. 진즉에 정주행한 드라마지만 나름(?) 오랜만에 보니 또 재밌었다. 10회까지 다 보진 않았다. 4회였나, 암튼 그 정도까지 쭉 봤다. 기상한 지 2시간도 채 안 돼 라면을 끓이고 먹으면서.
라면 먹고 드라마 본 뒤에는 혼자 영화를 보러 갔다. 어제 계획한 대로 ‘타짜3’를 봤다. 희한한 케이스일지 모르지만, 난 시즌1은 안 봤는데 시즌2는 봤다. 시즌2 때도 느꼈지만, 이 작품은 시즌1을 봤을 때 재미를 더할 수 있는 모양이다. 시즌1에서 등장하는 인물들과 후속작들의 등장 캐릭터들이 다 어케저케 연관돼 있는 걸 보니 말이다.
하지만 괜찮다. 내 나름대로는 재밌게 봤으면 된 게다. 이제 와서 시즌1을 다시 볼 생각도 없다. 잠깐 휴식하는 노동자가 혼자 영화 보는데 스토리가 얼마나 큰 의미가 있겠나. 역시 ‘잉여스러움’을 한껏 느끼는 그 분위기가 중요한 것이지.
내일은 외출을 해야 한다. 술을 마실 듯한데 모레가 추석 당일이므로 과음은 금물이다. 어지간해선 이번 휴일 동안 아무도 안 만나려 했으나, 내일 만나는 친구는 경우가 조금 달라 예외로 적용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몇 년을 못 본 친구인 만큼, 고로 간신히 시간을 맞춘 만큼 영 안 볼 수가 없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