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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타를 걱정하는 스무 살
    기사 모음 2016. 1. 5. 17:49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사재혁 선수가 후배를 폭행한 사건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체육계의 폭력 문제가 드러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전 루지 국가대표 선수 권아무개씨는 2012년부터 코치에게 폭행을 당해 소송을 제기한 결과 최근 승소판결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위 사건들을 바라보며 '체육계 고질적인 악습'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고 말한다. '폭력'문제는 체육계만의 것이 아니지만, 우리 사회 특유의 '군기 잡기'식 문화가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곳 중 하나가 체육계인 것은 사실이다.

    일부 체육대학의 구타와 악습, 여전히 남아있다

    현재 수도권의 한 체육대학에서 3학년으로 재학 중인 A씨는 "학과 내에서 폭력과 과도한 군기 문화가 여전히 존재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갈수록 나아지고는 있다"면서도 "폭력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대답했다.

    "저도 신입생 시절부터 이유도 없이 얼차려를 받고 구타도 종종 당했어요. 옷을 늦게 갈아입는다는 이유로 탈의실 캐비닛에 머리를 박은 적도 있었죠. 그 시절엔 '나는 저런 선배는 되지 말아야지'하는 마음으로 지냈는데 막상 선배가 되고 보니까 혼란스러울 때가 많기는 해요.

    워낙 오랜 시간 동안 지켜왔던 우리 나름대로의 룰(rule)들이 있다 보니까 어디서부터가 악습이고 어디서부터가 전통인지 좀 헷갈린다고 해야 되나? 아무튼 군기 잡기나 얼차려, 구타가 갈수록 줄고는 있어요. 그래도 저 졸업하기 전까진 계속 보다가 나갈 것 같아요."

    '구타'를 걱정하는 스무 살

    올해 지방의 체육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한 김대영(가명)씨는 다음 달에 있을 신입생 OT가 걱정된다. 최근까지도 여러 차례 거론됐던 '체대 군기 문화'에 대해 여러 차례 들어 왔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고 싶어서 체대에 오기는 했는데 막상 시간이 다가오니까 긴장이 많이 되고... 그쪽(체대) 군기가 엄청 유명하잖아요. 아는 형 얘기 들어보니까 자기네 학교 체대에는 구타도 있고 그렇다던데..."

    김씨는 다음 달 있을 OT에 대비하기 위해 주변 인맥을 활용하여 체대에서 잘 생활하기 위한 '신입생 노하우'를 수소문하고 다니는 중이다. 조금이라도 덜 고생하려면 별수 없다고 말했다.

    폭력 근절을 위해서 언론의 역할도 중요

    이러한 체육계의 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언론의 관심이 절실하다. 전·의경의 폭력적인 문화 역시 언론의 관심으로 인해 개선됐다.

    2011년 1월, 강원도 307 전투경찰대 전경 6명이 집단으로 탈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결과 이 전경들은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려 왔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를 기점으로 언론은 전국에 있는 전·의경 부대의 실태에 대해 대대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언론의 공세가 지속되면서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까지 나섰다. 조 청장의 주도하에 경찰은 전국의 모든 전·의경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구타·가혹행위의 가해자들은 타부대 전출부터 형사입건에 이르는 징계를 받았고 관련 부대 지휘관들은 파면·해임 조치까지 당했다.

    "아무리 그래도 군대 구타·가혹행위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많았지만 경찰의 위와 같은 조치 이후 전·의경 생활문화는 실제로 많이 개선됐다. 2010년 1.2 대 1이었던 의경 경쟁률이 최근 20 대 1까지 대폭 상승한 것은 이때부터 실시된 '전의경 생활문화개선 대책'의 역할이 컸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 속에는 언론의 집요한 관심이 있었다.

    2016년은 총선과 리우 하계올림픽 등 큰 이슈들이 많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해다. 이러한 대형 이슈들 가운데서도. 체육계뿐만 아니라 곳곳의 폭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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