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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기업, 철물마트 개장…"상생하자 vs 꼼수말라"
    기사 모음 2018. 3. 24. 17:09

    레미콘 업계 1위 업체인 유진기업의 ‘철물마트’ 개장을 두고 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유진기업은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약 500평 규모의 철물마트 ‘에이스 홈센터’ 개장을 준비 중인데, 이곳서 지하철 두 정거장(석수역-독산역) 거리에 위치한 시흥산업유통센터 소상공인들은 생계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양측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에이스 홈센터 개장의 일시 중단을 권고했다. 이에 유진기업도 개장을 미루고 논의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소상공인들과의 갈등만 심화되고 있다.



    ◇ 산업용재 소상공인 “에이스 홈센터는 시장지배의 마중물”


    21일 오후 시흥산업용재유통센터(서울 금천구).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산업용품 전문단지로, 업체만 4000여 곳이 모여 있는 산업용재 전문 단지다.


    이곳에서 수리공구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60대)씨는 얼마전 에이스 홈센터를 직접 가봤다고 했다. 그는 “지나가는 길에 한 번 둘러봤는데 창문을 전부 막아 놓아서 실내는 못봤지만 건물이 생각보다 더 커서 놀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유진기업은 옛날에 하이마트를 운영했던 곳”이라며 “이제는 시대가 발전해서 그런지 철물마트가 하이마트보다 더 세련됐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형마트가 전국에 100개가 생긴다는 말을 들었는데 나이든 사람들이 하는 철물점은 어쩌란 거냐”고 걱정을 털어놨다.


    펌프 매장을 하는 최모(40대)씨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는 특히 자신의 매장과 에이스 홈센터가 판매하는 품목이 같아서 더욱 우려된다고 했다.

    최씨는 “우리는 펌프말고도 다양한 걸 팔지만 펌프 주력 매장”이라며 “에이스 홈센터도 펌프를 판다는 사실을 알고 사실 많이 놀랐다”고 밝혔다.


    최씨는 또 “품목이 겹치는 것도 걱정이지만 아마 유진기업의 그 매장이 시장을 지배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 같아 더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일반 대형마트들이 그렇듯 여기도 오프라인 매장으로 시작하다가 온라인으로 시장을 확대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한 직원이 “우리도 홈페이지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하자 최씨는 “그게 몇 백만원 들여서 하는 것인데 우리가 하면 관리비도 못 벌 것”이라고 푸념했다.



    ◇ 유진기업 “겹치는 품목 소수라 문제 없어” vs 한국산업용재협회 “꼼수, 매장 폐쇄해야”


    에이스 홈센터 금천점은 당초 이달 중 개장예정이었지만 지난 1월31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사업개시 일시 정지를 권고받아 현재까지 문을 열지 못한 상태다. 중기부는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변 소상공인과 자율협의를 통해 상생 방안을 마련하라고 유진 측에 요구했다.


    이날 찾은 에이스 홈센터 금천점은 곧 개장이 다가온 듯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공사작업 중인 한 남성은 “이달 말에 이곳이 오픈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개장 작업이 순탄치 않은데 대해서는 “자세한 이유는 모른다”면서도 “다만 매일 같이 매장에 들일 물건들이 들어오고 있어서 오픈을 곧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유진기업은 소상공인들과 논의를 거쳐 원만하게 개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유통센터 상인들이 일부 사실관계를 오해하고 있다는 게 유진 측의 설명이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에이스 홈센터가 취급하는 품목은 시흥유통센터에서 판매되는 품목의 2~3.7%에 불과하다”면서 “또한 시흥유통센터 전체 면적의 2.2% 밖에 되지 않고, 거리도 2.6㎞로 가깝지 않아 문제될 게 없다”고 전했다.


    이밖에 유진기업 측은 △도매 위주인 유통센터와 달리 에이스 홈센터는 홈 관련 생활용품 소매점이며 △자사 상품들 대부분은 이미 여러 유통매장에서 판매 중이고 △주차공간마저 협소해 유통센터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산업용재 업계 소상공인들은 “유진기업이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매장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안수헌 한국산업용재협회 사무총장은 “유진기업이 2~3%가량의 품목만 유통센터와 겹친다고 주장하는데, 해당 품목들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게 현실”이라고 반론했다. 유진기업이 말하는 소수품목이란 것은 공구류들의 전반적인 것들을 의미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울러 ‘유통센터가 도매위주’라는 유진기업 측 주장에 대해서도 “매출규모로는 어떨지 몰라도 실제 단지를 구성 중인 점포 90% 이상은 소매점”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은 곧 협의에 나선다. 그러나 갈등이 오히려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의 권고에 따라 양측은 오는 28일 상생방안 마련를 위해 논의 할 예정이지만 입장차가 뚜렷하다.


    한국산업용재협회는 “대형마트 개장은 주변상권의 붕괴는 물론 전국의 동종업계 종사자들까지 거리로 내몰 것”이라며 “매장폐쇄를 전면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진기업 측은 “심의에 성실히 협조하고 여기서 도출된 결론에 대해서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장폐쇄 등 최악의 경우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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