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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난 대우조선 노동자, 산업은행에 달걀세례
    기사 모음 2019. 2. 21. 15:04

    현대중공업에 매각될 처지에 놓인 대우조선해양의 노동자들이 상경해 산업은행에 항의했다. 이들은 매각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대대적인 집단행동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전국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간부 80여명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앞에 모여 ‘동종매각 결사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산업은행과 정부가 밀실에서 대우조선 매각을 결정했다”며 “현대중공업에 대한 특혜로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8~19일 쟁의행위 돌입 관련 투표를 진행해 압도적인 표 차이로 총파업을 택했다. 조합원 5611명 중 5242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4831명(92.16%)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반대는 327표(6%)에 불과했다.

    이번 산업은행 앞 집회에는 노조 간부들만 참석했다. 앞으로의 상경 집회를 알리는 차원에서다. 대우조선노조는 전날 경남 거제의 회사 옥포조선소에서 1000여명이 모여 먼저 집회를 연 바 있다.

    김재현 대우조선노조 사무국장은 “그간 공적자금이 투입됐던 대우조선해양은 ‘좀비기업’이란 오명을 받아온 게 사실”이라며 “그런 환경에서 노동자들은 피땀 흘려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가까스로 정상화를 이룬 시점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회사의 밀실매각을 결정했다”며 “노동자의 고용과 생존권은 안중에도 없는 태도를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대우조선 매각 결정을 밝히며 인위적 구조조정은 필요치 않다고 밝혔다. 노조 생각은 다르다. 동종매각은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매각 절차가 전부 비공개로 이뤄진 점에 비춰 이미 신뢰는 깨졌다고 말한다.

    신상기 대우조선노조 지회장은 “기업 회생을 위해 열심히 일한 3000명 이상의 대우조선 노동자들 중 회사의 매각 사실을 알고 있었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산업은행이 밀실에서 매각 야합을 이뤘고, 이를 일방적이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고 규탄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가 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주려는 것”이라며 “절대다수의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현대중공업 매각에 반대,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만큼 투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영호 대우조선노조 대의원은 “현대중공업이 4000억원을 들여 회사를 인수, 잠수함 기술력을 얻고 추후엔 2조7000억원가량의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며 “노동자가 이룬 성과를 현대중공업에 헐값으로 넘기려는 특혜가 이번 사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 영향으로 산업은행 사옥은 달걀범벅이 됐다. 30분가량 본집회를 진행한 노조가 산업은행 건물에 달걀 수십개를 던졌다. 이들은 “산업은행 이동걸은 밀실매각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우조선노조는 오는 27일 산업은행을 다시 찾는다. 이날에는 노조원 전체가 상경 집회에 나선다. 내달 초쯤으로 예상되는 본계약 이후에는 실사단의 방문을 저지하겠다고 밝혀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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