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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의 위험 외주화 즉각 중단하라"기사 모음 2019. 1. 23. 13:19
집단암 발병으로 고통받는 '장점마을'(전북 익산시 함라면)의 비료공장에 KT&G가 담배폐기물인 ‘연초박’을 공급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단체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점마을은 주민 80여명 중 약 30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하고, 현재 국립환경과학원 등이 역학조사를 벌이는 곳이다. 집단암의 주요 원인으로 인근 비료공장 ‘금강농산’이 꼽히는 가운데 이곳에 KT&G의 ‘연초박’ 수천 톤이 7년가량 반입된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집단암 원인' 의심 비료공장에 담배폐기물 수천톤 반입 <그린포스트코리아> 1월 17일 보도)
한국환경시민단체협의회와 글로벌에코넷 등 12개 시민단체들은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G는 위험의 외주화를 즉각 중단하고,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 처리과정을 전부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연초박은 열이 가해졌을 시 담배를 태우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낸다”면서 “오래전부터 장점마을 주민들은 집단 암 발병 원인으로 고열처리 된 KT&G의 연초박을 지목해 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금강농산에서 14년 근무한 김인수 장점마을 이장에 따르면 이 비료공장은 분쇄와 배합, 성형과 조립, 건조와 냉각 및 선별의 과정을 거쳐 제품을 생산했다. 이중 건조 과정에서 연초박에 고열이 가해졌고, 불완전연소가 발생해 대기로 배출됐다는 게 그의 증언이다.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회장은 이날 “아무리 필터가 있어도 담배가 해롭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장점마을 사태는 하루 몇 톤 이상의 담배 연기가 대기로 배출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가 없는 희대의 사건”이라고 규탄했다.
김 회장은 이어 “KT&G는 금강농산 외 연초박 수탁업체 및 물량을 공개해야 한다”며 “단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연초박 처리 배출자·운반자·처리자 등과 체결한 계약서 및 수탁업체의 수탁능력 확인서도 모두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김진관 한국환경시민단체협의회 대표는 장점마을 사태가 지역 사건에 국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문제는 한 곳에서 촉발해도 금세 전국으로 확산된다”면서 “이런 이유로 KT&G 역시 전국 각지의 연초박 위탁처리 업체를 공개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당국은 장점마을 사태와 같은 일이 다신 벌어지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며 “단체는 앞으로도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KT&G와 함께 정부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나왔다. 송운학 촛불계승연대 대표는 “일찍이 장점마을 주민들은 암 발병 원인을 지목했지만 국가기관은 물론 지방정부마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이어 “이제라도 당국은 KT&G가 금강농산에 넘긴 연초박의 암 발병 연관성을 정밀조사해야 한다”며 “조사 결과 담배 폐기물의 악영향이 검증되면 KT&G는 마을 주민들에 충분한 보상과 배상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KT&G의 전국 연초박 위탁처리 공장 및 수탁능력 확인서 공개 △금강농산 연초박과 장점마을 집단암 발병 상관관계 정밀조사 실시 등을 요구했다.
앞서 <그린포스트코리아>가 입수한 환경안전건강연구소의 ‘익산함라장점마을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 중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KT&G가 금강농산에 넘긴 연초박은 2008~2015년 사이 총 2419톤에 이른다. 2008년 광주공장이 177톤, 2009~2015년 신탄진공장이 2242톤으로 조사됐다.
한편, KT&G측은 연초박 처리 위탁업체로 금강농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연초박 재활용 업체들을 파악한 결과 금강농산이 폐기물종합재활용업 허가 및 비료 생산업 등록을 완료한 상태였다"며 "물량을 수용·처리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등 적합업체라고 판단했고, 현장 실사도 실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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