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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과정에서 학벌과 출신지역을 비공개로 하는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 도입 여부가 화제다. 문 대통령은 지난 달 말 공공부문부터 이 제도를 도입할 것을 지시했다. 학벌주의와 지방출신 홀대 등 오늘날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불합리한 현실을 타개하려는 취지에서다. 정부는 각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에 ‘30% 지역인재 채용할당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새로운 대안도 모색중이다. 채용시장에 혁신 바람이 불지 관심이다.


그러나 이견도 적지 않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 일부는 “학벌도 실력이다”라는 주장을 내세운다. 이들은 “블라인드 채용을 하면서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를 도입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정부 계획에 반발한다.


일부 기업도 반발하고 있다.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블라인드 채용의 취지는 좋다”면서도 “다만 기업입장에서는 더 많은 돈과 에너지를 써야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 靑 블라인드 채용 의지 확고..법 개정도 추진하겠다


블라인드 채용은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내세웠던 공약이다. 청와대는 지난 달 22일 “연내에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출신지역과 가족관계, 학력 등 인사담당자의 편견이 개입될 소지를 막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라인드 채용은 구직자를 실력으로만 평가하려는 것이며 차후 민간 기업에도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블라인드 채용을 꺼내 든 이유는 공정과 합리성을 실현키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한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사법연수원 시절 자신보다 성적이 낮은 동기들이 서울 명문대 출신이란 이유로 판검사로 임용되는 사례를 겪었다”며 블라인드 채용에 관한 문 대통령의 감회를 시사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6월 이 제도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이미 발의해 놓은 상태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은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신체적 조건 ▲출신지역 ▲부모의 직업과 재산 등을 이력서에 기재하지 못하도록 강제 규정했다. 당 관계자는 “이 법안은 불필요한 정보의 제공을 금지하고 실력 중심의 공정한 평가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지역인재 채용할당제와 관련한 논의도 전개할 예정이다. 정부는 각 지역의 공공기관에 ‘지역인재 30% 채용’을 권고해 왔으나 효력이 미미하다는 판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권고에 그치는 터에 효력이 미미하다”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통계로 드러난 각 지역 혁신도시의 지역인재 채용률(정규직)은 부산이 24%, 충북이 14.5%, 전북이 12.9% 수준으로 나머지 지역도 대부분 10% 안팎인 실정이다.


■ 서울 명문대생들 역차별 아니냐” 기업 비용증가 등 각종 우려


정부의 이 같은 의지에 대해 이른바 SKY(서울.고려.연세대) 등 서울소재 명문대에 재학중인 학생들 일부는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학벌도 실력이다”라는 주장과 더불어 “지방에서 서울로 재학한 학생은 혜택이 없고 반대로 서울에서 지방으로 내려간 학생에겐 혜택이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토로한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서 한 학생은 “지역이나 성차별은 당연히 없어야 하겠지만 학력에 따른 차별하라고 존재하는 것이 솔직한 말 아니냐”고 일갈했다. 연세대 커뮤니티인 ‘세연넷’에서도 비슷한 글들이 올라왔다. 한 학생은 “SKY대학에는 재수나 삼수생들이 많다”며 “더 많은 노력을 들여 진학한 학생들이 역차별에 놓이게 되는 격”이라며 정부의 이번 발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기업의 입장도 비슷하다. 공공기관 인사담당자들은 “블라인드 채용의 취지는 좋다”면서도 “다만 제도 안착까지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비록 이력서에는 학력과 출신지역 등의 정보가 기재되지 않아도 다른 경로를 통해 해당 정보들이 노출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중인 한 공공기관의 인사담당자는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학력과 스펙 등을 암시하는 내용을 담는 경우가 많다”고 전한다. 가령 “안암동에서 대학을 다녔다” “ㅇㅇ근방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는 식이다.


기업들은 비용부담을 우려한다. 구직자들의 정확한 신원확인이 불가능하다 보니 면접과 시험방식 등을 강화 혹은 변화시켜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학력과 지역, 스펙 등을 다른 방식으로 암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새로 조정해야 하는 노력을 더해야 한다. 기업입장에서 불편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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