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갑질 논란' BBQ '황당한' 비서 채용기준…"키 165㎝ 넘는 이영애?"
    기사 모음 2018. 9. 8. 12:42

    *기사로 보기

     '키 165㎝ 이상의 수려한 외모, 이영애처럼 둥글둥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

    제네시스 BBQ 그룹의 임원비서직 채용기준이다. 이곳에 지원했던 A씨는 “기업이 임원 비서를 뽑을 때 외모를 중요시한다는 말은 수차례 들어 왔다”면서도 “다만 이처럼 노골적으로 지원자의 외모를 평가하는 기업은 처음 봤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홍근(64) BBQ 회장의 비서 채용기준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6일 채용업계 등에 따르면 BBQ는 올 초여름께부터 복수의 채용대행업체(대행사)에 윤 회장 비서직 지원자 모집을 의뢰했다. 하지만 BBQ가 대행사 측에 요청한 채용기준이 황당했다.

    BBQ가 대행사에 요청한 사항은 여성 지원자의 외모에 관한 것이었다. 대체로 하얀 피부에 단아한 분위기, 키 165㎝ 이상을 갖춘 지원자를 원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대행사에는 특정 여배우와 닮은 지원자를 추천해달라고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BBQ가 채용하려던 비서의 업무는 윤 회장의 일정 관리 및 각종 예약 업무, 전화응대와 사무보조 등 일반 임원비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수려한 외모가 전혀 필요없는 일이라는 뜻이다. 

    더한 문제는 BBQ의 이 같은 채용기준이 실제 응시자들에게도 전달됐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원자는 “4~5개월 전쯤에 지원했는데 대행사로부터 BBQ의 요청사항이라며 키 165㎝ 이상의 이영애 스타일이어야 한다는 문서를 전송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문서를 공개하며 “이례적으로 대행사 측과도 면접을 진행했는데 팁은커녕 외모와 옷차림에 대한 지적만 받았다”면서 “대행사 면접관은 이 모든 것들이 앞서 문서로 전달했듯 BBQ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BBQ의 채용기준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예전부터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엇던 사실"이라며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BBQ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BBQ 관계자는 “대행사에 어떠한 채용기준도 제시한 적 없다”며 “특히 키와 외모에 관한 것은 일절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최근에 실제 채용된 인원만 보더라도 해당 채용기준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이는 사실과 다르다. 최근 BBQ 채용을 대행했던 업체의 한 여직원은 익명을 요구하며 “남성 헤드헌터와 함께 면접관으로 참여했었다”면서 “그 남성이 면접자에게 BBQ가 선호하는 여비서의 외모와 키 등을 주로 얘기한 게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BBQ가 특정 여배우 스타일과 비슷한 동시에 키도 165㎝ 이상을 요청했다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면서 “업계에서 이러한 악습은 앞으로 반드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 차원이 아닌 담당 직원의 과욕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와 비슷한 사례가 더 있었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한 지원자는 “대행사 관계자가 BBQ 회장의 비서는 얼굴 담당이니까 그냥 예쁜 사람이 붙고, 키도 커야 한다는 게 BBQ 면접의 팁이라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이 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대행사로부터 BBQ 임원비서직 지원을 권유받은 한 지원자는 “인재 기준을 보니 ‘외모상 날카로운 인상보다 부드럽고 환한 인상’이란 문구가 있었다”며 “키도 165㎝ 이상이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BBQ 측과 마찬가지로 대행사 측도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발뺌하고 있다. BBQ의 채용기준을 응시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채용대행업체 대표는 “공고문에 적힌 키와 외모 등에 대한 문구는 직원들에게 ‘이래선 안 된다’는 것을 말해주기 위한 교육자료”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업계 현직 비서로 재직 중인 이들은 “오래전부터 BBQ는 비서업계에서 이른바 ‘블랙’으로 꼽혔던 곳”이라고 꼬집었다. 블랙이란 노동환경이 열악하거나 상급자의 성희롱 및 갑질로 업계에서 유명한 곳을 말한다.

    실제로 BBQ는 2013~2014년에도 윤 회장의 비서 채용에 나서며 외모를 자격요건에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시기 BBQ가 일부 대학교에 의뢰한 추천 채용 공고문을 보면 ‘단아한 스타일의 외모’ ‘학교 홍보 도우미 출신자 우대’ 등의 문구가 포함돼 있다.

    한 대행사 관계자는 “대행업계에서는 BBQ와 같은 고객사가 갑(甲)이기 때문에 그들의 요구를 거절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시대에 역행하는 기준을 제시해도 들어줄 수밖에 없는 현실에 적잖은 헤드헌터들이 곤란해 하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 회장은 지난 6월 임직원들로부터 ‘충성보고 문자’를 받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충성보고는 ‘존경하는 회장님’을 시작으로 ‘충성을 다해 근무하겠습니다’로 끝내는 일일보고를 말한다.

    그보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한 가맹점 매장을 찾아 점주에게 욕설과 폐점 등을 지시하며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BBQ는 당시에도 ‘사실무근’이라며 법적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