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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5일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를위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일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피해자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한 법안개정을 요구하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모임 중 한 곳인 ‘독성가습기살균제환경노출피해자연합(노출자연합)’은 11일 “당초 발의된 법안들의 내용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률검토 과정에서 변경된 탓에 피해자 범위가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노출자연합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017년 발의한 법안을 예로 들었다. 당시 두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가습기살균제 노출이 확인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도 사건의 피해자로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우 의원은 그해 10월 11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정의에 '가습기살균제 노출이 확인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를 명시했다.

이 대표는 같은 해 11월 14일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 내용에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정의를 가습기살균제 노출이 확인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듬해 8월 14일 최종 공포된 특별법에는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다. 특별법은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사실이 확인된 사람’을 피해자가 아닌 ‘가습기살균제 노출확인자’로 정의했다.

이는 환경소위가 관련 법안들을 본회의에 각각 부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노위는 두 의원의 발의안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의 발의안과 통합해 대안을 마련했다. 박 의원과 임 의원의 개정안에서는 가습기살균제 노출확인자를 피해자로 보지 않는다.

이를 두고 노출자연합측은 “환노위 전문위원의 법률검토 과정에서 우 의원과 이 대표 안에 잘못된 논리가 적용됐다”며 “그로 인해 두 의원의 법률안이 본회의에 부의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출자연합이 문제를 제기하는 법률검토 보고서는 지난해 2월 나왔다. 보고서는 “가습기살균제 노출이 확인된 사람도 피해자로 보는 것은 사회 통념상 인식되는 피해자의 의미와 상이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석면피해자의 사례를 들어 논리를 뒷받침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같이 특정한 환경유해인자로 인한 피해자를 지원하는 ‘석면피해구제법’의 경우 단순 노출 여부만으로 피해자를 정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출자연합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조태웅 노출자연합 회장은 “석면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석면으로 인한 질환의 경우 잠복 기간이 최대 40년가량이지만 가습기살균제는 10년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이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람은 전체 피해 조사를 신청한 6027명 가운데 10% 정도인 607명에 불과하다”며 “아직도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수천 명에 이르는데 그들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정미 의원실 관계자는 “여러 발의안들과 통합돼 논의가 이뤄진 데다, 전문가 검토의견은 대개 정부측에 수용 가능성 등을 확인한 뒤 나오므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해자들의 심경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아쉬워했다.

노출자연합은 ‘노출확인자’도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조 회장은 “정치권과 시민들에 호소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구제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억울한 피해자가 단 한 명도 안 남을 때까지 열심히 뛰고, 많은 이들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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