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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령도를 가다] '국가지질공원 추진' 백령·대청·소청도는 어떤 곳일까
    기사 모음 2018. 9. 8. 12:03

    환경부와 인천광역시가 인천 웅진군의 백령·대청·소청도 내 10곳의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백령도의 △두무진 △용트림 바위 △진촌현무암 △콩돌해안 △사곶해변, 대청도의△농여해변과 미아해변 △서풍받이 △옥죽동 해안사구 △검은낭, 소청도의 △분바위와 월띠가 대상지다.

    환경부와 인천시는 이곳들이 국가지질공원으로서의 인증 자격인 지구과학적 중요성과 우수한 경관, 보전가치와 교육 및 관광사업 육성 활용 가능성을 전부 갖췄다고 판단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4월 19일 지질공원위원회에서 이곳들을 국가지질공원 인증 후보지로 선정했다. 인천시는 내달 중 직접 인증을 신청할 예정이다.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이 명소들을 직접 둘러보았다. 국가지질공원 지정은 지질학적 가치는 물론 관광지로서의 경관, 보전가치 및 교육사업 육성에 대한 활용 가능성을 환경부장관이 직접 인증했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에는 제주의 한라산 등을 비롯해 총 10개소의 국가지질명소가 있다. 11번째 국가지질명소는 과연 탄생할 수 있을까.


    ◇ 국내 최초 생명체 흔적…“지질학적 가치 높아”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4시간. 서해 최북단인 웅진군 소청도에서 분바위와 월띠를 처음 마주했다. 푸른빛을 내며 물결치는 바다의 경관도 일품이지만, 하얀 바위들이 마주하며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이 특이한 바위들이 바로 분바위다. 그리고 여러 분바위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 전체를 월띠라고 한다.

    분을 칠해놓은 듯해서 분바위, 밤에도 빛이 난다며 월띠라 불리는 이곳은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지질학적으로 의미가 큰 곳이다. 국내 최초의 생명체 흔적인 남조박테리아(스트로마톨라이트)의 흔적이 발견된 곳이기 때문이다. 스트로마툴라이트는 경남 진양 등지에도 있지만 약 10억년 전의 것은 소청도가 유일하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507호인 분바위는 백색의 석회암이 높은 압력을 받아 대리암으로 변한 곳으로, 국내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장소다. 이수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선캄브리아기 암석에서 주로 발견되고 경상도에 가장 많이 있지만 백령도에서 발견된 화석이 가장 오래됐다.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 인증 추진에 있어서 분바위와 월띠는 주요한 장소다. 인천시가 2016년 말 시행한 타당성조사 용역 및 기초학술조사 용역 결과 이곳의 지질학적 가치는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천시는 국가지질공원 인증 후 절차에 따라 세계지질공원 인증까지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교통여건이다. 이곳의 국가지질공원 지정을 위해 인천시는 인프라 구축과 관광 명소화를 계획하고 있으나, 그에 앞서 접근성이 안 좋다는 단점이 있다. 해상 상태에 따라 배가 안 뜨는 경우도 적잖은데다 운항이 될지언정 인천연안부두에서 소요시간이 긴 게 사실이다.

    이에 항공편을 이용한 접근성 향상 방안도 거론된 바 있지만, 인천시 관계자는 오염물질 배출 등의 우려를 이유로 확정할 수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은 관광지로서 활용됨과 동시에 교육적 가치가 있는 명소로도 육성될 전망이다.

    ◇ 낙타들이 살고 있는 대청도…“해안사구 등 경관이 장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지질학적 가치와 더불어 사람들을 매료시킬 경관도 중요하다. 소청도도 그렇지만 그와 멀지 않은 대청·백령도는 뛰어난 절경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 자연의 신비로움과 이국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명소도 많아 관광지로서의 발전가능성이 크다.

    대청도 옥중동 해안사구는 한국의 사하라 사막으로 불린다. 모레 언덕 중앙에는 낙타가 4마리 있는데, 실은 조형물이지만 가까이서 보지 않고선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실제 같다. 옥중동 해안사구는 국내 모래언덕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해안사구 역시 국가지질공원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단지 이국적인 풍경 때문만이 아니라 자연의 신비로움이 고스란히 묻어나서다. 바닷가의 모래가 바람에 날려 쌓인 것이 자연히 언덕처럼 돼 버린 곳이다. 50여년 전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넓었지만, 현재는 인근에 소나무를 심어 규모가 조금 축소됐다.

    소나무를 심은 것은 모레가 마을까지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지역은 여전히 활동성을 띈다는 특징과 함께 방풍림 설치로 인한 사구 활동 변화도 감지됐다. 전문가들은 이 대목에서 사구 관리와 보전을 위한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분석 중이다.

    웅진군에서 소청·대청도는 ‘소도시’로 불리지만 백령도는 ‘메트로폴리탄’으로 불린단다. 소청·대청도에 비해 훨씬 큰 규모를 자랑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볼거리도 많고 지질학적 유산도 많은 곳이다. 과거 천암함 사태 등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위험한 섬이란 선입견을 드러내지만 실은 국내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다.

    이 가운데 천연기념물 391호인 사곶해변은 매우 곱고 균질한 모래로 유명한 곳이다. 치밀하고 단단한 모래사장을 형성해 한때는 천연비행장으로도 사용됐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례다. 현재도 버스와 트럭 등 대형차량들이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는 곳이다.

    모래가 워낙 부드러워 신발 속에 들어가도 가볍게 털어내기만 하면 언제 모래가 묻었냐는 듯 쉽게 걷어진다. 그 자체로도 신기한데 지질학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조수의 차이로 인한 현행 연흔구조(물결 흔적)를 관찰할 수 있고, 육지에서는 풍성사구가 형성되고 있어 이 지역 암석에서 나타나는 연흔구조와 대비할 수 있어서다.

    경관도 뛰어나다. 썰물 때면 길이 2㎞, 폭 200m의 거대한 사빈이 나타난다. 사빈이란 강이나 바다에서 운반된 모래 또는 해안 침식으로 생긴 모래가 퇴적되며 만들어지는 해안을 뜻한다. 사곶사빈은 균일도가 특히 높기 때문에 여타 사빈과 달리 질퍽거림 없이 걷기에 좋아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 생태적 가치도 우수…“눈과 발 닿는 곳 모두 학습의 장”

    국가지질공원 인증 추진이 이뤄지는 대상지역이 모두 각기 다른 의미와 특색을 지니고 있다. 또한 해상에는 야생생물 1급인 물범과 저어새 등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적 가치도 우수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총 면적 66.86㎞에 달하는 백령·대청·소청도 모든 곳이 관광지이자 학습의 장이라 불리는 이유다.

    백령도의 두무진, 용트림 바위, 진촌현무암, 콩돌해안도 그렇다. 10억년 전에 생성된 퇴적층들이 강한 지각변동에 의해 지층이 휘어지고, 끊어지는 식의 변형작용을 일을켜 특이한 지질구조를 보인다. 습곡 주변 지층의 변화가 되레 아름답게 비쳐 경관이 뛰어난 명승으로 꼽힌다.

    대청도의 농여해변과 미아해변, 서풍받이와 검은낭 등은 웅장함이 특징이다. 아울러 바위마다 지층을 달리하고 있어 지각변화의 힘을 느끼고 관측할 수 있다. 특히 서풍받이의 경우 고도가 약 100m에 이르는 규암 사면이 거대한 수직절벽을 형성하며 신비로운 풍광을 연출하기도 한다.

    인천시는 내달 중 이곳들에 대한 국가지질공원 최종 인증 신청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4월 학술연구 용역을 시행했고, 지난 1월과 3월에 각각 탐방시설 설치공사 및 주민공청회를 마무리했다. 이후 4월에는 국가지질공원위원회가 백령대청에 대한 국가지질공원 후보 신청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계획대로 오는 7월 최종 인증 신청을 거쳐 이곳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각 명소마다 체험 프로그램, 특산품, 민박 등의 관광브랜드를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해설사 등 관련 인력을 추가로 모집하고 행사 및 관광 상품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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