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장애인들의 이동권과 접근권 보장을 위해 장애인단체 등이 상업·공공시설 곳곳을 돌며 시설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이 권리는 장애인들이 일상생활 중 이동 혹은 시설에 접근 할 때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불편함 없이 움직일 권리를 말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단체들은 18일 오전 지하철역에도 이동권 방해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리프트다. 전장연은 해당 시설 폐쇄를 요구하며 차별구제청구 소송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리프트에 대한 문제 제기에 나선 것은 작년 10월 발생한 신길역 리프트 추락 사망사건이 때문이다. 당시 리프트를 이용하려던 한 장애인이 리프트와 1m도 채 안 떨어진 계단에 추락, 3개월간 누워 지내다 지난 1월 끝내 숨진 일이 발생했다.

전장연은 지하철역들에 설치된 리프트 대부분이 가파른 계단과 가까워 구조적으로 안전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실제로 리프트로 인한 안전사고가 몇 년에 걸쳐 수차례 발생한 점 등을 들어 해당 시설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리프트로 안전사고는 △1999년 혜화역 △2000년 종로3가역 △2001년 영등포구청·발산역 △2004년 서울역 △2006년 회기역 △2008년 화서역 △2012년 오산역 △2017년 신길역 등에서 바생한 바 있다. 이 중 3건은 사망사고다.

이러한 리프트의 폐쇄를 요구하는 전장연은 이날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알렸다. 단체는 “서울교통공사는 각 역사에 설치돼 있는 리프트를 없애고 승강기 등의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며 이 같이 전했다.

김성연 전장연 사무국장은 “지하철역사 리프트 폐쇄는 이전부터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예산문제로 (서울교통공사가) 거부해왔다”면서 “조속한 예산 배정 및 모든 역사의 승강기 설치가 이뤄질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연 등이 지적한 장애인들의 권리 방해 요소는 이뿐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에 친숙한 대형 프랜차이즈 및 유통업계에서도 장애인들은 입구에 접근할 때부터 편의 제공 대상에서 배제됐다. 국내를 대표할만한 대형 호텔도 마찬가지다.

앞서 지난달 11일 전장연은 카페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 GS리테일, 서울과 제주의 호텔신라와 대한민국을 상대로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근거한 차별구제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서 투썸플레이스와 GS리테일의 경우 통행 가능한 접근로 미설치, 단차 없는 출입구,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없었다. 이에 전장연 등은 해당 가맹점 사업자에게 점포환경 개선 요구와 그 비용 일부를 부담하라고 청구했다.

호텔신라에 대해서는 지난 2월 개정된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을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시행령에 따르면 1998년 이후 지어진 숙박시설은 장애인 객실을 3% 이상 설치해야 하지만, 호텔신라의 장애인 객실은 1%에 불과하다.

호텔신라는 그 이전에 지어졌기에 예외조항에 속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전장연은 호텔신라가 숙박업계의 대표성을 갖는 만큼 상징적인 의미로 소송을 제기했다.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지 않은 시설을 전부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해서다.

이들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같은 소송을 제기한 것은 그래서다. 일상에 만연한 장애인 차별의 원인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실효성 부족에 있다는 것. 이 법이 도입된 10년 전과 오늘날의 현실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인권위에 접수된 장애 차별행위 진정은 총 1만1453건에 달한다. 1년에 1000건 이상, 하루에 3건 이상씩 꾸준히 문제가 제기된 셈이다.

이 소송들에서 장애인 법률 대리인을 맡은 이태영(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8조에 의하면 국가나 지자체는 장애인에 대한 모든 차별을 방지하고 구제할 책임이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각 소송들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국가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기술적, 행정적, 재정적 지원까지 해야 하지만 그것들이 적극적으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장애인 차별이 이뤄지지 않도록 국가와 각 시설 및 업계가 노력해야 함을 환기시키고자 한다”고도 덧붙였다.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