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文 교육분야 1호 공약 '고교학점제' 실현 가능성과 선결과제는?
    기사 모음 2017. 6. 4. 15:48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회 곳곳에서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우리나라 성장 동력 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교육분야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주된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던 ‘고교학점제’가 곧 시험대 위에 오를 전망이다. 교육부가 지난 달 16일 이 제도의 추진 계획을 대통령 업무보고에 올린 이후 정부가 실제 도입을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는 지난 2일 고교학점제 실현을 위해 간담회를 열고 공약 실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고교학점제는 말 그대로 학점제도, 즉 고등학교 수업도 대학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의미다.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원하는 수업을 신청하고 해당 과목을 이수한 뒤 졸업학점까지 채우고서야 졸업할 수 있다. 지금처럼 전국 대다수 고등학교가 동일한 교과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사교육 축소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공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미국과 핀란드, 영국 등 선진국이 유사한 제도를 운용 중이다. 

    다만 기존까지 이어져 온 교육방식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줘야하는 만큼 논란도 뜨겁게 일고 있다. 취지야 좋지만 지금 우리 현실에서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의문이 적잖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교사와 강의실 수급 문제 등 먼저 개선돼야 할 사안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고교학점제 시범학교인 서울 도봉고 학생들 학업의지따돌림과 폭력문제

    지난 2일 국정기획자문위가 서울 도봉고등학교를 방문했다. 고교학점제의 실효성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다. 이 학교는 지난 2010년부터 ‘과목 전면 시행제도’를 운용 중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자신들이 희망하는 과목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수강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는 ‘고교학점제’와 상당 부분 유사한 성격을 띠고 있다.

    국정기획위는 이 학교를 둘러본 후 간담회를 열어 고교학점제의 도입 필요성을 재차 밝혔다. 국정기획위 유은혜 사회분과 위원은 “도봉고는 이번 정부가 추진하려는 제도를 아주 모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국정기획위 위원들도 “도봉고의 교육방식이 일반고 교육 역량 강화에 매우 모범적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도봉고 학생들도 이 날 언론과 인터뷰에서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며 제도의 장점을 소개했다. 학생들은 “각자 흥미있는 분야의 수업을 골라 들을 수 있어서 재미있다”며 “수업에 집중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사 등 학교 관계자들도 “학생들이 수준별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실제로 수업 참여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어 자연히 왕따와 폭력문제도 많이 줄었다”고도 전했다.

    전국에 전면 도입하기엔 아직 무리...선결 과제는?

    문제는 이 제도를 당장 도입하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는 점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교사와 강의실을 수급하는 문제다.

    규모가 작은 학교는 작은 학교대로, 큰 학교는 큰 학교대로 나름의 문제가 있다. 규모가 작은 학교의 경우 교사 인원도 적은 탓에 다양한 강의를 듣기 어렵다. 이런 학교는 인근 다른 학교와 교류해 수업을 제공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농어촌 지역 상황은 녹록지가 있다. 교사와 강의, 강의실 전반에 걸쳐 무엇 하나 제대로 준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연히 대도시 학생들에 비해 열악한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규모가 큰 학교도 문제가 없지 않다. 한 학급당 30명만 넘어도 강의실이 부족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와 유사한 학사를 운영하고 있는 도봉고의 경우 한 학급 평균 학생 수가 20여 명이다. 도봉고 송현섭 교감은 언론 인터뷰에서 “도봉고야 인원이 적어서 다양한 강의를 개설해도 문제가 없지만 한 학급 당 30명만 넘어도 교실이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동식 수업이 진행되면 학생들의 소지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시설도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전했다.

    유은혜 위원도 “도봉고등학교의 시스템이 모범적 교육 체계인 건 맞지만 이를 전국적으로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운 지점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학업 성취도 평가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유 위원은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일부 시ㆍ도 교육청은 한편 고교학점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연구에 몰입하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장학관과 장학사로 구성된 기획ㆍ연구팀을 꾸려 고교학점제에 필요한 매뉴얼을 오는 7월까지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도 학교 교원들과 관련 분야 전문가 등 14명으로 구성된 '고교 학점제 전문가 TF' 발족을 밝혔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