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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출장] 언론의 한계
    일상 끼적 2020. 1. 12. 16:06

    몹시도 추웠던 날 운 좋게도 꽤 따뜻한 곳으로 출장을 가게 됐다. 출발을 위해 부산까지 가야하는 수고가 있었지만, 그만한 즐거움이 있었기에 다행이란 생각뿐이다. 앞서 백령도 출장 때 꽤 피곤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더 큰 각오를 했지만 다행히 편했다. 되레 서울에서 일할 때보다 그랬다. 

    부산에서 출발, 대만의 기륭과 화롄을 거쳐 제주로 돌아오는 게 출장 일정이었다. 애초엔 대만 일정이 묘미였지만, 결과적으론 배 안에서 지내는 게 더욱 즐거웠다. 1500여명 탑승하는 대형 크루즈선은 정말 안락했다. 움직이는 배 안에서 매일 아침 마주하는 바다, 밤마다 펼쳐지는 선상 파티가 완전히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유홍준 명지대 교수와 정지영 작가 등을 비롯한 셀럽들이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곳저곳 움직일 때마다 아무렇잖게 그들을 마주하는 환경 자체가 신선했다. 물론 단연 최고는 강의였다. 특히 정지영 작가의 창작 뒷얘기가 압권이었다.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품을 들이는지를 듣고 무척 놀랐다. 

    언론의 한계(?)를 느꼈다. 정유정 작가도 그렇지만, 다른 소셜셀럽 및 함께 취재진에 합류한 유튜버들을 보며 그랬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성언론의 한계를 저들은 보란 듯 깨트렸다. 내겐 각성 수준의 충격을 안겼다. 알만한 내 지인들은 알겠지만, 이 대목에서 생각이 참 많아졌다.

    “앞으로 정~말 잘 쓰는 기자가 아니면, 이 바닥서 살아남긴 힘들겠다”는 깨달음이랄까. 일찍이 머리론 알았던 사실이지만, 이를 가슴 깊이 느낀 건 정말 처음이었다. 어떻게 취재할지, 무엇을 공부할지, 어느 분야를 공부할지, 여전히 혼란과 고민의 연속이다. 건조한 업무일상 속에서 마주한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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