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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한파 속 ‘최강전북’ 외친 300여명 전주 촛불시민
    기사 모음 2017. 1. 21. 23:25


    "대단들 하시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을 바라보며 인근에 서있던 경찰관들은 이같이 말했다. 또 그 옆에서 어묵 장사를 하는 어느 상인은 촛불을 들고 방문한 고객에게 “손이 많이 시렵겠다”면서 털장갑을 건네주기도 했다. 


    올 겨울 최강의 한파가 불어닥친 14일에도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은 시민들이 든 촛불로 수놓아졌다. 오후 5시부터 이곳서 개최된 ‘제 10차 전북도민총궐기’에 참여한 300여 명의 시민들은 영하권까지 떨어진 기온을 무릅쓰고 촛불을 든 채 정권퇴진 구호를 외쳤다.



    날씨가 추웠던 탓에 이번 집회는 이전보다 짧게 진행됐다. 본 집회 시작 전에 ‘하야체조’로 몸을 푼 이후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분신한 정원 스님을 추모하는 묵념, 공연과 시민 자유연설로 이어졌다. 주최 측은 “이런 날씨에도 모여주신 시민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감기에 걸리시지 않도록 기본 행사만 진행한다”고 전했다.

    본집회는 최근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구속”을 외치며 분신한 정원스님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여기서 주최 측은 정원 스님의 약력 등을 소개하며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전했다. 

    추모사는 ‘전북 시국회의’의 의장인 이세우(58) 목사가 했다. 이 목사는 “스님께서 주신 마지막 분부를 우리가 흐트러짐 없이 받들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원래 스님들께 추모사를 부탁드렸으나 모두 서울에 가셨답니다. 그래서 제가 나섰습니다. 저는 목사입니다. 스님은 종교인의 참모습이 어떤 것인가 하는 울림을 전해주신 분입니다. 스님께서는 일생동안 하셨던 일들로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해주셨습니다.

    박근혜 퇴진뿐만 아니라 그 외에 스님께서 하신 말씀, 우리 청년과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사회를 남겨줘야 한다는 그 염원, 그것들 모두를 남아 있는 저희가 흐트러짐 없이 받들어서 실제로 그런 날이 올 수 있도록 더 힘을 내겠습니다.”

    이후 시민들의 자유연설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임하라(17)씨가 나섰다. 임씨는 앞서 지난 12일 전북 시국회의가 주최한 ‘시민 원탁회의’에 참여한 바 있다. 이날 연설에서 임씨는 당시 회의에 참여한 소감을 먼저 밝힌 후 “이렇게 한 자리에서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뒤이어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이 연설 무대에 올랐다. “이게 나라냐? 애들 보기 창피하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나선 이 시민은 “우리 사회에 산적해 있는 과제가 너무 많다”며 “이제 손을 좀 봐야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정권은 국정원 댓글 조작 등을 통해 세워진 정당성조차 없는 정권입니다. 심지어 비선을 내세워 국정을 농단했고, 기업들에게 갈취행위를 저지르고, 그 부담은 국민들에 짊어지게 하고 있어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12띠인데요, 최근에 보니 ‘미꾸라지띠’가 하나 더 생긴 것 같습니다. 그토록 많이 배우고 똑똑하단 사람들이 하나 같이 부정을 저지르고는 이제 와서 모른다며 발뺌을 해요.

    돌이켜 보면 이 나라는 과제만 산더미에요. 친일청산에도 실패했고 군부독재의 잔재도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이런 나라에 사는 청년들 입에서 ‘헬조선’이니 하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습니다. 이제 정말 제대로 손을 좀 봐야 합니다. 끝까지 맞서서 싸워야 합니다.”

    이날 연설을 크게 줄인 주최 측은 시민들을 추운 날씨에 장시간 앉혀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몸을 많이 움직일 수 있도록 유도했다. 레크레이션 강사 한상준씨를 초청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씨는 이전 집회에서도 두 차례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시민들 앞에 나선 한씨는 이날 “감기에 걸리면 저들(정부)이 바라는 격이 된다”면서 함께 율동을 하고 노래를 부르자고 권했다. 그러면서 “호남은, 그리고 전북은 이 나라의 역사적 순간을 언제나 함께 해왔다”며 “호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를 부르자”고 제안했다. 여기서 ‘남행열차’가 선택됐다. 

    시민들은 한씨의 율동을 따라하며 다 함께 노래를 불렀다. 틈틈이 “전북최강” “즉각퇴진”을 추임새로 넣어 활력을 더했다. 

    집회는 90여분 동안 진행되고 끝이 났다. 마무리는 지난 87년 공권력의 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를 추모하는 자리로 맺어졌다. 시민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추모 영상을 상영한 후 해산했다. 

    전북 시국회의는 “정원 스님 시민사회장을 준비 중”이라며 “13일까지 시민장례위원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또한 오는 21일에도 집회가 개최되며 특히 이날에는 연예인 김제동과 함께하는 만민공동회가 있을 예정이라고도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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