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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천여명 모인 전주 “6월 항쟁 교훈 잊지 말고 촛불을 계속 들자”
    기사 모음 2017. 1. 21. 16:17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지만 시민들의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10일 오후 전국에서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전북 전주시에서도 ‘제 5차 전북도민총궐기’가 개최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구속, 부역자 처벌을 외치며 촛불을 들었다. 



    전주의 집회에 참여한 7천여명 시민들은 전날 국회에서 대통령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영향으로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집회가 열린 관통로사거리 곳곳에 “국민이 이겼다”고 적힌 현수막이 붙었고, 삶은 계란과 초코파이, 따뜻한 차를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도 진행됐다. 

    그러면서도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목소리도 많았다. 참가자들은 “비록 탄핵안이 가결은 됐지만,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며 앞으로도 집회를 지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집회는 오후 5시부터 시민들의 연설로 시작됐다. 첫 연설은 KBS 전주총국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광수PD가 나섰다. 김씨는 “석고대죄 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싶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고대영 사장은 바른말을 하는 기자와 PD들을 내쫓은 사람”이라면서 “KBS는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파업을 하는 중”이라고도 전했다. 이어 “그동안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했다”며 “KBS 구성원들도 열심히 하려 노력하고 있으니 촛불의 힘으로 많이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했지만 일부는 “그동안 잘했어야지”하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6월 항쟁의 교훈 잊지 말고 촛불 계속 들어야”
    시민들의 연설은 약 1시간 30여분 동안 지속됐다. 연설에 나선 이들은 “탄핵안이 가결됐어도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촛불을 계속 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섯 차례에 걸쳐 치러진 전북도민총궐기에 매번 참여한 전라고등학교 16회 동문회도 이날 무대에 올라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바로 이곳(관통로사거리)은 87년 6월, 독재타도를 외치는 시민들이 모였던 곳입니다. 당시의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변할 줄 알았습니다. 시간이 한참 흘렀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의 자식들이, 그때의 저희들 나이가 되어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습니다. 슬픈 현실입니다. 하지만 포기해선 안 됩니다. 끊임없이 우리가 노력해야 합니다. 촛불을 계속 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미래세대에게는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줘야 합니다.” 

    이들은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말을 겨냥해 “촛불 여러 개가 모이면 주변으로 번져가는 것은 물론 닭도 삶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은 현장에서 촛불로 416개의 달걀을 삶아 청소년들에게 나눠 주었다. 이는 2년 전 4월 16일에 있었던 세월호 참사를 잊어선 안 된다는 의미이며, 그동안 촛불집회 때마다 고생해온 청소년들을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동문회 측은 전했다.

    뒤이어 연설에 나선 정량(24ㆍ전북대 일반사회교육학과)씨는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탄핵안을 조기 인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쳐선 안 된다”며 시민들에게 GOD의 노래 ‘촛불 하나’의 가사를 소개했다. 

    “이 작은 촛불 하나 가지고 뭘 하나, 촛불하나 켠다고 도움이 되긴 하나ㆍㆍㆍ하지만 그렇지 않아 작은 촛불 하나 켜보면 달라지는 게 너무나도 많아.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던 내 주위엔 또 다른 초 하나가 놓여져 있었기에 불을 밝히니 촛불이 두 개가 되고 그 불빛으로 다른 초를 또 찾고 세 개가 되고 내 개가 되고 어둠은 사라져 가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전북지부의 김준 변호사도 무대에 올랐다. 김 변호사는 “시민들의 힘은 위대하다”면서 “이제는 검찰도 개혁의 대상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은 우병우 팔짱과 빈 박스 압수수색 등의 논란에서 볼 수 있듯,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현재의 제도에서는 앞으로도 검찰은 권력의 시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미국은 각 지방의 검사장을 시민들이 직접 선출한다”며 우리도 이 같은 제도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탄핵찍고 즉각퇴진, 구속까지 촛불들자”
    오후 7시가 좀 넘어 거리행진이 시작됐다. 이전 집회 때까지는 관통로사거리에서 풍남문 방향으로 진행됐던 행진이 이날은 그의 반대편인 서노송동의 세이브존 방면으로 향했다. 거리행진에 나선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찍고 즉각퇴진, 구속까지 촛불들자”는 구호를 외쳤다. ‘전북 비상시국회의’가 최근에 만든 구호라고 주최 측은 전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됨에 따라 “하야하라”는 구호 대신 “즉각 퇴진, 부역자 처벌, 새누리당 해체” 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행진 도중 전주 시내버스들의 경적도 곳곳에 울려 퍼졌다. 전주 시내버스들은 지난 10월부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경적시위를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 이날도 역시 행진하는 촛불들과 마주친 시내버스들은 경적을 울렸고, 집회 참가자들도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서노송동에 위치한 세이브존과 그 뒤편의 전주시청을 거쳐 풍남문에 도착한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8시 23분께 행사를 마쳤다. 이날은 광장에 들어가는 대신 사거리에 원을 그리고 모여 풍물놀이로 흥을 돋았다. 

    전북도민총궐기는 오는 17일에도 이뤄질 예정이다. 주최 측인 전북 비상시국회의는 헌법재판소의 정의로운 판단이 나올 때까지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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